‘푸른 달’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들이 하나로 모여 출간된 《푸른 달의 단편소설》에는 신선한 작가 8명의 작품이 담겨있다. 달꽃 출판사의 제5회 달꽃 단편소설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단편소설로, ‘푸른 달’이라는 주제에서 어떠한 이야기가 전개되는지 살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이어 달꽃 단편소설 공모전은 〈황금 태양의 단편소설〉, 〈은빛 달의 단편소설〉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정류장 다이어리 7 달 때문에… 45 푸른 봄의 푸른 달 91 푸른 달의 저주 135 달토끼 방앗간 177 신들의 시대 207 신월의 밤 245 어느 시간 도둑의 그리움 269

일기 쓰다 보니 벌써 12시네. 나는 아까 호경이가 말한 게 자꾸 떠올라. 연락은 지금도 많이 하고 있거든. 뭘 어떻게 더 친하게 지내자는 걸까? 하굣길에서만이 아니라 더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는 뜻일까? 그런 거였으면 좋겠다. 〈정류장 다이어리〉 중에서 _ 이다한결 아니, 잠깐, 나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정신 차려 박선빈! 그건 범죄야, 범죄라고! 나는 스킨을 찍어 바르듯 손바닥으로 뺨을 찰싹찰싹 때렸다. 남의 돈을 훔치다니, 말도 안 된다. 하지만……. 이게 정말 범죄일까? 〈달 때문에…〉 중에서 _ 반고훈 빛과 시시각각 변하는 세계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그려내는 것. 너의 그림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나은 것은 없다. 인상주의. 네 그림은 인상주의 화풍을 닮아있다. 수업을 마치는 종이 울릴 때까지도 나는 그 종이 위의 해변 속에 빠져있었다. 〈푸른 봄의 푸른 달〉 중에서 _ 허진혁 토끼로 변하는 시각은 주로 보름달이 뜬 날 밤 10시에서 2시 사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는 시각은 해가 뜨는 시각과 같다. 이 설화 같은 얘기를 믿냐고? 태현은 믿는다. 어제 눈앞에서 사람이 토끼로 변하는 장면을 봤기 때문에. 〈푸른 달의 저주〉 중에서 _ 김서영 나는 토끼 사장이 손에 쥐여 준 이 떡을 한 입 베어 물었다. ‘1등이 되게 해주세요.’ 이룰 수만 있다면 이루고 싶다. 1등을 하게 된다면 엄마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을 테고, 엄마가 상냥하게 나를 대할 것만 같았다. 〈달토끼 방앗간〉 중에서 _ 선유 제우스는 아르테미스에게 그 방법을 일러주었다. 방법을 다 듣고 나자 아르테미스도 수긍했다. 어쩌면 그것은 기회이자 파멸이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것이 사랑일까 그녀는 생각했다. 〈신들의 시대〉 중에서 _ 김영훈 오늘도 잘 있었냐는 말과 함께 잔잔한 미소를 띠면 달은 대답을 하듯이 그의 얼굴에 밝은 빛을 내려주었다. 그러면 그가 앉아있는 언덕은 어느 곳보다 달빛이 환한 곳이 되었다. 마치 그만을 위해 내리쬐는 조명 같았다. 〈신월의 밤〉 중에서 _ 김민주 “이 지긋한 형벌 따위는 벗어 던지고 인간으로 제대로 살고 싶구나.” 후명의 갑작스러운 선포에 시도는 적잖이 놀랐다. 시간 도둑들에게 인간 삶으로의 전환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 일과 별다를 바 없는 일이었다. 〈어느 시간 도둑의 그리움〉 _ 이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