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 남성 지배 문화의 극복과 인간다운 삶 특집·가부장제와 남성 문화 논설 남성 지배 문화, 오늘의 위기 / 조형 조직과 성차별 / 허석렬 성문화의 오늘과 내일 / 정대현 인류 사회에서의 폭력의 대두 / 조옥라 학교 교육과 가부장제 이데올로기 / 고광헌 현장 연구 한국 사회의 성매매와 남성 이데올로기 / 장수입 한국 남자, 낮에도 뛰고 밤에도 뛴다 / 김효선·허순희 적응과 성장 자유로운 결혼 생활의 설계도 / 허진호 부성적 체험을 통한 변화와 성장 / 김우옥 오늘을 사는 젊은 아내들의 행복론 / 서지문 싸움을 통해 얻은 평화의 공간 / 김점선 조직내 전문직 여성의 적응을 위한 전략 / 조혜순 창작 시 뱀과 여자 외 / 고정희 도장 찍는 남자 외 / 김혜순 소설 노스웨스트로 떠난 아버지 / 이경자 글래드펠터 부인의 반란 / 헬렌 라이멘스나이더 마틴 (이성애 옮김) 동화 빛나와 야구를 / 김옥애 자전적 에세이 도대체 요놈의 인간이란 / 추왕석 평 영화평 재미와 마비 ― 폭력 영화에 관한 생각 몇 가지 / 박혜란 미술평 20세기 초 전위 회화에 나타난 남성성과 지배 / 캐롤 던컨 (김진숙 옮김) 서평 매춘 / 김미경 촌극 여성 헌장 / 창작 소집단 또 하나의 문화 남성 동인 스케일 / 또 하나의 문화 동인들

1. [또 하나의 문화]는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거의 해마다 1~2권씩 펴내 온 동인지의 호수도 10호를 넘어섰다. 우리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도서출판 또 하나의 문화가 설립되기 이전에 다른 출판사의 도움을 얻어 펴낸 동인지의 판권을 인수하여 다시 출판하는 계획을 세웠다. 또 하나의 문화 제4호인 <<지배 문화 남성 문화>>도 그 계획의 하나다. 활판으로 인쇄한 초판을 읽기 편하게 하기 위해 다시 제작하려고 보니 다듬으면 좋을 문장도 더러 있고 들어가면 좋을 그림이나 사진도 발견되었다. 표지나 본문 디자인도 다른 동인지와의 연결을 생각해 손을 보아야 했다. 7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글쓴이들의 형편도 더러 달라졌기에 그에 대한 소개도 덧붙여야 했다. 당시 학생이던 이들은 이제 직장인이 되었고, 글쓴이 중에도 연락이 끊겨 현재의 거취를 알아낼 도리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2. 이 책의 초판에는 편집의 글이 없다. 당시 동인들이 모여 고심 끝에 편집의 글 대신 좌담으로 편집 취지를 알리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남성 중심적 체제가 낳은 현대 문명의 위기와 비인간화, 그리고 남성 소외 현상이 이 동인지의 주제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 사회에 팽배해 있는 남성 문화가 얼마나 폭력적이며 이러한 남성 문화 속에서는 여성은 물론 남성 또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하려고 했다. 남성 문화는 지나친 성별 분업, 성별 고정 관념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있으며, 남성들은 현재와 같은 자본주의 구조 내에서 지나친 경쟁, 권위주의에 매달려 끊임없이 더 높은 효율과 생산을 위해 무작정 뛰기만 하는 과정에서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여러 편의 논설을 통해 이 사회의 남성 지배 문화가 조직 속에서 그리고 성문화 속에서 계속 유지·강화되고, 학교 교육 과정에서도 교계, 교육자를 통하여 성차별 인식이 재생산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였다. 현장 연구에서는 성의 상품화라는 극단적인 소외 상황에서 살아가는 한국 남성들의 삶과, 40대 남성 사망률 세계 1위를 기록하게 만드는 직장 문화와 놀이 문화를 분석하였다. 일상의 공간에서 억압적인 지배 문화를 거스르는 시도들을 담은 적응과 성장, 그리고 시·소설·미술평 등을 통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가 우리 삶 구석구석에서 스며 있는 모습들을 담아 냈다. 남녀가 진정한 벗으로 협력하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커 나갈 수 있는 사회를 향한 희망을 계속 지니기 위하여 넘어야 할 장벽들이 많다는 것을 이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새삼 느꼈다. 책임을 함께 지고 자신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을 함께 보살피면서 살아가는 노력은 바로 한 인간 속에 있는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 모두를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러한 노력이 평화스러운 공동체를 위하여 얼마나 중요한지를 읽는 이들이 깊이 인식하기를 바란다. 3. 이 책이 나온 지 7년이 지난 오늘에도 우리가 문제 삼고 토론하던 남성 지배 문화의 심각성은 그리 줄어든 것 같지 않다. 권위주의적 조직 체계 속에서 성폭력, 성희롱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고, 성적으로 매력적인 여성이 되기 위하여 성형 외과를 찾고 체중 조절에 열중하고 있는 여성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면들이 바로 남성 중심적인 지배 문화에 기인한 것이며, 여성·남성 모두에게 비인간적인 삶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를 이 책에서 발견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이 자리를 빌려 과거 동인지 출판에 도움을 주신 청하 출판사 장석주 전 사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