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하나의 현장이 되기를 1. 한국 남성 절반이 성매매를 한다. 2. 성매매는 여성 대상 착취이자 폭력이다. 이 두 명제가 동시에 참이라는 사실은 한국사회의 야만을 잘 드러내준다. 『성매매 경험 당사자 무한발설』은 두 명제의 공존을 끝내고자 하는 가장 강력한 목소리다.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는 버젓이 남자들의 ‘문화’로서 용인된다. ‘성 구매 남성’에게 무한한 관용과 면죄부를 주며 ‘성매매 여성’을 손가락질한다. 이 날조된 혐오의 이미지는 경계 없이 확산된다. “싸 보인다” “비싸게 군다”는 말은 무얼 뜻하는가? 이 나라의 누구도 성 구매자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 성매매에 반대하는가? 정말로 반대하는가? 살면서 성매매 현장의 끔찍함에 대해 들어보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성 구매자의 존재를 너무 쉽게 용인하고 있지 않은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가? ‘성매매 여성’도 ‘원해서 한다’며, 그럼 ‘괜찮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어떤 성매매도 괜찮지 않다. 당사자의 경험 발설로만 구성된 이 책의 첫 쪽부터 마지막 쪽까지가 그 근거다. 이 ‘현장’을 독자들이 함께 경험할 수 있기를, 그리고 변화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왜 “무한발설”인가 “‘증언’ 형식의 발화는 어떤 자리에서든 불편할 때가 많다. 내 존재가 그저 사례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하지만 증언은 매우 중요하다. 증언이 유쾌하지 않았던 이유는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 때문이었던 것 같다. 늘 누군가의 입을 빌리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변화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기분은 스스로를 소진되게 만든다. 증언자와 반성매매 경험 당사자 활동가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뭉치’가 하려는 것은 증언이 아니라 ‘발설’이다. 우리의 경험을 재해석하고 함께 논쟁하며 문제 해결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발설을 하려는 것이다.”-본문 중에서

안마방 집결지 섬 다방 방석집 휘파리 업소 텐프로 조건만남 보도 섬 떡다방 무한발설-당사자가 이야기한다는 것 ㆍ 왜 이야기하는가? ㆍ 자발/비자발 따위는 없다 ㆍ 업소에도 급이 있다는 말 ㆍ ‘성매매한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 ㆍ 방어기제. 허세. 자존심 착한 업주 찾기 착한 손님 찾기 눈 질끈 감고 여기서 빚 까야지 별의별 놈, 똑같은 놈 다방에서 파는 것 후회 나에 대한 권리가 내게 있지 않은 ‘일’ 지명 배달 쉽게 돈 번다는 말 항구다방 탈출 평범한 사람 무한발설-당사자가 이야기한다는 것 ㆍ 나를 지키기 위해 착취에 길들여진다 ㆍ 더 많이 ‘팔기’ 위해 배우고 익히는 것 ㆍ 그 많은 약물과 폭력과 죽음 ㆍ 경찰과 포주 남자들을 나쁘게만 말해서 불편하다 성구매남 전국에 다섯 명이냐? 나는 누구인가? 차에 타 스폰 ×새끼 겉모습 믿지 마라 룸살롱 쓰레기들 집결지 찌질이 또 속았다! 무한발설-당사자가 이야기한다는 것 ㆍ 성구매자가 원하는 것 ㆍ 이 폭력은 폭력이 아닌 것처럼 ㆍ 우리가 죽어도 복수해주세요 무한발설을 마무리하며 성매매 업소 리스트

첫문장 똑똑. “안녕 오빠!” “업소에 있으면서 세간의 낙인 같은 걸 생각했어요?” -73쪽 ““내가 한 달에 쓰는 돈이 얼만데, 한달에 500씩 줄 수 있어?” 하는데 사실 500은 무슨, 계산 볼 때마다 업주한테 “엄마 나 10만 원만 주면 안 돼요” 이렇게 사정하고 살았는데요.” -83쪽 “‘성매매하면서 산에 끌려가 성폭행 한 번 안 당한 여자 없다’는 말을 사람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손님한테 무지막지하게 맞아본 경험이 없는 여성이 과연 얼마나 될까?” -106쪽 “성매매에 들어선 순간 나는 그런 사람이 됐다.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건 단 두 가지, 다이어트 약과 술뿐이었던 그곳에서 우리는 혐오와 모욕으로 늘 배가 불렀다.” -125쪽 “1년 정도 지나서 18살이 되니까 퇴물 취급을 하더라고요. 손님을 가리지 않고 넣고, 더 이상 예뻐해주지 않고, 말 그대로 물건처럼 취급을 하면서 손님한테 맞아도 내 탓이라고 하고요.” -127쪽 “참 무섭더라고요. 잘 살아낼 능력이 있는 평범한 사람을 어릴 때부터 그런 곳에 고립시켜서 그렇게 만든 거잖아요. ” -134쪽 “싸움이 나면 아가씨들은 자해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야 처벌을 좀 덜 받을 수 있어서요.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많이 다쳐야 그나마 안됐다고라도 해주니까. 그래서 언니들은 계단에서 구르고 그랬죠.” -144쪽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화장을 고쳤다. 홀로 나와 다시 웃는 얼굴로 다음 손님을 기다렸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165쪽 “우리는 남자들이 우리의 성을 샀다고 생각하지 않고 몸과 시간과 그 시간에 종속된 모든 것을 산다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구매자들은 성을 샀다고 하죠. 근데 또 구매자들도 꼭 성 욕구 때문에 오는 게 아니거든요.” -171쪽 “지금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또 지금 우리가 업소 안에 있다면 다르게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볼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는 게 너무 다르니까. 그 안에서는 모든 게 다르게 보이니까요.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요.” -1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