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목기린이에요. 버스 타고 싶은 목기린요!” 목기린 씨는 화목 마을 고슴도치 관장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낸다. 마을 주민 모두가 즐겨 타는 마을버스를 목기린 씨만 목이 너무 길어 탈 수 없기 때문이다. 버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던 주민들은 목기린 씨를 외면하고, 사무실의 동료들은 껑충 높은 책상에 앉은 목기린 씨를 올려다보지 않는다. 매일 홀로 먼 길을 걷는 목기린 씨는 몸도 마음도 많이 아프다. 그러다 돼지네 막내 꾸리의 제안으로 천장에 창문을 낸 버스를 탈 수 있게 되었지만, 그만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목기린 씨는 목을 크게 다치고 만다. 이에 목기린 씨는 용기를 내어 자신이 새롭게 구상한 버스 설계도를 관장에게 보내고, 마을 회관에서 주민들은 목기린 씨의 제안을 밤늦도록 토론한다. 과연 목기린 씨에게도 무사히 마을버스를 탈 수 있는 날이 올까? 사회적 약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생각하는 이야기 남들과 조금 다르게 목이 긴, 주인공 목기린 씨는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대변한다. 『목기린 씨, 타세요!』는 주인공의 어려움을 바라보는 이웃의 시선이 차츰 변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면서 ‘차이가 차별이 되지 않는 법’을 알려 주는 따스한 이야기다. 모두가 차별 없이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하는 일이 많다. 자기주장이 명확한 목기린 씨와 기발한 생각이 샘솟는 꾸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주민들의 변화 없이는 새로운 마을버스가 태어날 수 없다. 화목 마을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눈이 잘 안 보이거나, 다리가 아픈 이들에게 세상은 너무나 낯설다. 버스의 문턱은 높다랗고,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목기린 씨와 화목 마을 주민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이러한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바람직한 태도를 보여 준다. 사회적 약자 문제에 대해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식의 변화와 적극적인 행동을 모색하는 『목기린 씨, 타세요!』의 주제 의식이 독자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안겨 줄 것이다. 자연스러운 상상과 명쾌한 결말을 선사하는 유년동화 『목기린 씨, 타세요!』는 스스로 읽고 상상하며 이야기를 즐기는 경험을 제공하는 유년동화다. 아기자기한 글맛으로 태어난 화목 마을의 동물 주민들은 모두가 생생히 살아 움직인다. 다정한 목기린 씨와 자주 뒤로 발라당 넘어지는 귀여운 꾸리는 주인공 역할을 하며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한층 몰입시킨다. 처음에는 목기린 씨의 요구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고슴도치 관장과 고릴라 기사가 일련의 사건을 통해 태도가 변하는 모습은 긴장을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목기린 씨의 문제를 외면했던 화목 마을의 주민들과 직장 동료들이 ‘목기린 씨, 타세요!’ 버스를 타고 기뻐하는 표정을 발견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를 안긴다. 특히 새로운 마을버스에 대한 자연스러운 상상과 명쾌한 결말을 함께 선사하는 『목기린 씨, 타세요!』는 아이들의 독서 경험이 ‘보는’ 그림책에서 ‘읽는’ 동화책으로 나아가도록 돕는 ‘첫 읽기책’ 역할을 훌륭히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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