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의 작가, R. J. 팔라시오의 신작 『포니』가 출간되었다. 출간 즉시 초판 6만 부가 판매되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이 책은 180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난 소년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앞선 작품에서 ‘친절’의 중요성을 세상에 널리 알린 작가는 이번에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우리를 묶어 주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낸다. 특유의 필력으로 화폐 위조단과 얽힌 범죄를 흥미진진하게 그릴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에 의해 학살당한 원주민의 아픔까지 세심하게 그리고 있으며, 무엇보다 아버지와 얽힌 비밀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마지막 남은 인연의 퍼즐까지 모두 맞춰질 때, 독자는 짜릿함을 느끼며 절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유령을 보는 소년에게 마법처럼 찾아온 조랑말 사라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떠나는 아름다운 여정 스코틀랜드 출신의 구두장이이자 실험적인 사진가인 마틴 버드와 그의 아들 사일러스 버드는 1860년 오하이오주 본빌 마을 근처에 살고 있다. 사일러스는 다정하고 똑똑한 아버지를 한없이 존경하고, 오직 자신만 볼 수 있는 유령 친구 미튼울과 부족함 없이 지낸다. 그런데 어느 날 밤, 말을 타고 무장을 한 세 명의 낯선 남자들이 찾아와 아버지에게 함께 은밀한 사업을 하자고 제안한다. 아버지는 일주일 후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떠나지만 홀로 남겨진 사일러스는 불안을 쉬이 가라앉히지 못한다. 다음 날 아침 남자들이 데려왔던 조랑말 한 마리가 농장으로 돌아오고, 사일러스는 그 말을 타고 직접 아버지를 찾으러 가기로 결심한다. 운명처럼 찾아온 조랑말 포니는 사일러스에게는 아버지를 구하라는 신호이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출발점이 된다. 사일러스는 숲속에서 두려움의 근원이었던 유령들과 마주치지만, 괴짜 연방 보안관 에녹 파머 할아버지를 만나 숲을 무사히 지난다. 그렇게 열두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에서 숨겨진 화폐 위조단과 마주치면서 사일러스의 모험은 두 번째 막이 열린다. 빛나는 ‘사랑과 친절’의 힘 진실한 마음은 우리를 놀라운 곳으로 데려간다 이 작품을 언뜻 보면 1800년대 미국 배경의 평범한 역사 소설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작가의 목표는 실제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그리려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시기를 배경으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그리는 데 있다. 사일러스는 허구의 마을 밖, 이름 없는 숲을 지나는 여정을 시작한다. 미국 중서부의 거의 모든 숲이 수 세기에 걸쳐 침략자들이 원주민을 상대로 자행한 잔인한 행위를 목격한 증인이었으므로 유령을 보는 소년 사일러스도 대륙을 가로지르며 그들과 마주쳤으리라 보는 게 자연스럽다. 그런 의미에서 『포니』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한 줄기 강과도 같다. 또한 이 책은 죽은 자를 포함해 세상의 모든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인연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전작 『아름다운 아이』의 주제였던 ‘친절’은 이 작품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을 통해 빛을 발한다. 외롭고 고단했던 아버지 마틴의 삶에 빛을 가져다준 건 아내 엘사의 사랑과 친절이었다. 이상한 아이 취급을 받고 외롭게 지내는 사일러스에게 유일한 친구가 되어 준 유령 미튼울 역시 엘사가 베푼 친절에서 시작된 인연이었다. 하나뿐인 가족인 아버지마저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사일러스를 일으켜 세운 힘도 두 보안관의 친절 덕분이었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인연이 하나둘 모여 사일러스는 그 누구보다 용감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한다. 작품 속 사일러스처럼 우리는 사람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치유해 주는 것 또한 사람, 다름 아닌 친절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어느 때고 친절을 선택해야 한다고, 작가는 『포니』를 통해 다시 한번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아이』 이후 십 년… 풍부한 지식이 한데 어우러져 탄생한 걸작 『포니』에는 사진술뿐 아니라 그리스 신화, 역사, 고전, 악기 등 R. J. 팔라시오 작가 특유의 광범위한 관심사와 지식이 드러나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골동품 상점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긁히고 깨진 흔적의 유물들이 작가에게는 역사의 잔재라기보다 역사의 전달자로 느껴지는 것이다. 작가는 그 유물들이 나누고픈 이야기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는데, 이를테면 책 첫머리에 실린 은판 사진은 사실상 작품 전체를 압축해서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젊은 아버지와 어린 아들 단둘이 찍은 사진은 천 마디 말을 해 주는 것만 같다. 역사를 공부하던 작가는 성공한 사람들 이면에 조명받지 못한 비운의 발명가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중의 몇 명을 사일러스의 아버지 마틴 버드의 모델로 삼았다. 그 밖에도 『텔레마코스의 모험』 등과 같은 고전 문학을 차용하여 사일러스의 모험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무엇보다 작가는 원주민 학살을 비판하고 노예제를 반대하는 자유주 주민 이야기를 넣음으로써 비극적인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깊이 있는 이야기로 감동을 주는 한편, 현재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가치에 대해 알려 주는 것이다. 『포니』는 『아름다운 아이』 시리즈 이후 새로운 책을 손꼽아 기다려 왔던 독자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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