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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따먹기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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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창작동화
저자 유순희 ( 그림 : 최정인 )
출판사/발행일 반달서재 / 2021.09.03
페이지 수 104 page
ISBN 9791197402722
상품코드 353740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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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 친구들과 얼굴 맞대고 하는 놀이가 더욱 그리워지는 요즘 지우개 따먹기는 상대방의 지우개를 자기 지우개로 튕겨서 책상 밖으로 떨어뜨리는 놀이다. 이오래된 놀이가 뭘 그렇게 재미있을까 싶겠지만, 상보와 준혁이뿐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지우개 앞에서 사뭇 진지해지는 걸 보면 퍽 재밌긴 한 모양이다. 어릴 때 지우개 따먹기 놀이 좀 해 본 어른이거나 직접 하진 않았어도 당시 아이들이 열광하던 모습을 떠올려 보면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즐거움은 분명 있는 듯하다. 자그마한 책상 위에 지우개 선수가 둘, 이를 조종하는 어린이 선수가 둘. 지우개 따먹기는 각각의 모양, 크기, 탄성 정도, 지우개끼리의 거리와 각도 등 나름 치밀하게 생각하고 빈틈없이 행동해야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고난도의 경기이다. 그러다 보니 집중하게 되고, 티격태격하며 갈등도 뒤따르지만 그게 다 일상의 재미가 되곤 한다. 그런데 요즘은 많은 것들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는 바람에 친구끼리 티격태격할 기회가 별로 없는 것 같아 오히려 아쉽다. 놀이 자체도 즐겁지만 놀이를 하면서 친구를 더 잘 알게 되고, 우정도 한층 두터워진다는 걸 경험해 보아서 그런지 놀이의 현장이 참 그립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 깊고 넓은 놀이의 세계, 놀라운 지우개 따먹기 법칙 깔끔하지도 않고, 칠칠치 못한 상보지만 지우개 따먹기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지우개 따먹기 놀이에 있어서는 늘 진지함과 열정이 가득하다. 지우개 얘기만 나와도 할 말이 많다. 상자 안에 든 수십 개의 지우개들은 놀이를 할 때 상보에게 병사가 되어 주지만, 평소에는 친구나 다름없다. 아빠가 늦게 퇴근하는 날이면 심심해진 상보는 지우개를 가지고 혼자 장난도 치고, 이런저런 모양의 지우개를 모으면서 지우개가 자꾸 좋아졌다. 그걸 본 아빠가 어릴 적에 하고 놀던 지우개 따먹기 놀이를 가르쳐 주었고, 부자가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가 되었다. 두 사람은 놀이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갔고, 그것이 모여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 된 것이다. 상보가 가진 비장의 카드 ‘지우개 따먹기 법칙’에는 놀이의 규칙이나 기술뿐 아니라 놀이에 임하는 태도, 친구와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경험을 토대로 정리해 나간 것인 만큼 단순한 법칙이라기보다는 스토리에 가깝다. 하나하나의 법칙들은 다음 놀이에 써먹을 무기가 되기도 하고, 그 안에 자기반성이 담기기도 한다. 그리고 법칙을 떠올리는 순간 상대방을 떠올리게 된다. 내가 보이고, 남이 보인다. 상보의 지우개 따먹기 법칙은 아빠랑 끄적이며 엮은 흔적이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것인데, 사실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이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친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 엎치락뒤치락의 묘미 책장을 넘기다 보면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이 될까?’ 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냥 지우개를 튕기며 하는 놀이일 뿐인데. 준혁이가 코뿔소 지우개를 꺼내 놓으면 나도 모르게 ‘상보는 무슨 지우개로 맞서지?’ 하면서 상상을 하고, 불가사리 지우개가 점보 지우개보다 크기는 작아도 뭔가 일을 낼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책 속의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지우개를 튕기는데 괜스레 내 손에 땀이 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엎치락뒤치락은 이 책의 구성에서도 돋보인다. 상보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다음 장은 짝꿍 홍미의 시점으로, 또 다음 장은 다시 상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이어진다. 화자인 ‘나’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서로에게 관찰자가 된다. 짝꿍 바꾸는 날, 준혁이가 새 짝이 되길 바랐던 홍미는 아쉽게도 상보가 짝이 되어 실망하지만 점차 상보의 장점을 알아 간다. 준혁이도 상보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에 한 걸음을 내디뎠다. 상보는 준혁이를 어떻게 바라보았고, 바라보고 있을까? 아이들의 마음이 몇 번을 엎치락뒤치락하더라도 그들이 만들어 갈 우정이 탄탄하고 소중한 무엇이 되기를 바라 본다.
목차
지우개 따먹기 법칙 5 납작한 지우개는 피한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 2 가벼운 지우개를 사용할 것 지우개 따먹기 법칙 4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켜라 지우개 따먹기 법칙 6 지우개 따먹기는 둘이 해야 한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 1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버릴 것 지우개 따먹기 법칙 7 한 가지만 생각하지 말 것 지우개 따먹기 법칙 8 집중하기 지우개 따먹기 법칙 3 지우개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미리 겁먹지 말 것 지우개 따먹기 법칙 9 지우개 크기는 비슷해야 한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 10 지우개 따먹기를 할 때 상대는 나의 친구이다
본문중에서
‘단 한 번에 끝내 주겠어.’ 나는 홍미 앞에서 케이오 승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슬슬 배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는 아픈 걸 억지로 참고 점보 지우개 앞부분을 눌렀다. 그러자 점보 지우개가 두 바퀴 돌면서 불가사리 지우개 위에 걸쳤다. 내가 또 점수를 땄다. “2점이다.” 이제 딱 1점만 따면 불가사리 지우개는 내 것이 된다. 그런데 배가 점점 아프더니 장이 꼬이는 것만 같았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났다. 준혁이는 빨리 하지 않고 지우개의 거리를 가늠해 보고 있었다. “빨리 해.” 나는 참다못해 소리쳤다. 준혁이가 불가사리 지우개의 왼쪽 모서리를 세게 눌렀다. 불가사리 지우개는 내 점보 지우개를 살짝 덮었다. “아싸, 1점이다!” 준혁이가 소리쳤다. “아니야, 이건 반도 안 걸쳤어.” “웃기지 마. 이 정도면 반 걸친 거야.” 이번에도 또 우겼다. 하지만 말씨름할 시간이 없었다. 얼굴이 노래졌다, 파래졌다 하는 것 같았다. ‘화장실 갔다 올래.’ 이렇게 말할까 하다 그만두었다. ‘딱 한 번만 하면 돼. 난 케이오로 이길 수 있어.’ 나는 내 점보 지우개에 손을 갖다 댔다. 금방 똥이 나올 것 같았다. 입술을 꽉 깨물고 점보 지우개의 뒤쪽을 세게 눌렀다. 그런데 아뿔싸! 점보 지우개는 한 바퀴 구르더니 불가사리 지우개 옆에 가서 딱 붙어 버렸다. “으으!” 이건 준혁이에게 ‘내 지우개를 가져가십시오.’ 하는 것과 똑같다. 준혁이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얼굴을 지우개에 바짝 들이밀었다. 그러고는 불가사리 지우개를 꾹 눌렀다. 불가사리 지우개는 내 점보 지우개 위로 폴짝 올라섰다. “케이오 승이다!” “악!” 너무 놀라서 소리치는 순간 ‘뿌직’ 하고 말았다. 나는 두 손으로 엉덩이를 감싸고 교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때 선생님이 들어왔다. 뒤에서 아이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상보가 똥 싼 것 같아요.” “크하하하하하.” “히히히.”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 본문 중에서 -

저자
유순희
다락방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순희네 집』으로 MBC 창작동화 대상을, 『지우개 따먹기 법칙』으로 푸른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우개 따먹기 법칙』, 『우주 호텔』은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진짜 백설 공주는 누구인가』, 『박지민이 안 그랬대!』, 『선생님의 집으로 가는 그림 지도』, 『뚱보 개 광칠이』, 『우리들의 비밀 클럽』, 『명숙이의 숙제』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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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최정인
대학교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오랜 시간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바리공주』, 『견우직녀』,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 고전동화를 새로운 감각으로 해석한 그림책들을 펴냈다. 프랑스 작가들과 협업한 그림책 『볼류빌리스(Volubilis)』, 『욕심쟁이 소녀』 등이 유럽에서 출판되었다. 과감한 구도와 강렬한 색감을 즐겨 사용한다. 브와포레와 작업한 최근 작품으로는 『빨간 모자의 숲』, 『라 벨라 치따-화가의 여행』, 『기린을 만났어』가 있다.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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