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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창작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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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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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한국창작동화
저자 ( 그림 : 백대승 )
출판사/발행일 푸른숲주니어 / 2020.08.31
페이지 수 184 page
ISBN 9791156752745
상품코드 33787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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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누구나 암흑 같은 시간을 만나지만, 암흑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어둠의 시대, 빛을 찾아간 아이의 이야기 작가는 이번 작품의 모티프를 청산리 전투 기념사진에서 얻었다고 한다. 사진 속의 독립군들은 갓 10대나 되었을까? 그토록 앳된 나이에 독립운동에 뛰어들다니,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그토록 굳세고 단단하게 만들었을까? 《너의 운명은》은 우리가 한 번쯤 던져 보았을 그런 물음에 답하듯, 역사와 인생의 갈림길 위에서 벌어지는 영혼의 폭풍 성장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1910년,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다고 울부짖는 선비의 통곡에서 난생처음 ‘암흑’이라는 단어를 들은 열한 살 아이는 이상한 변화를 느낀다. 바느질과 허드렛일로 생계를 꾸리는 엄마와 사는 자신의 삶이 온통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만석꾼 안 부자가 조상 묘를 명당자리로 옮겨 부자가 되었다니, 아이는 암흑에 싸인 팔자를 바꿀 방법이 제 아버지 묘를 명당자리로 옮기는 것뿐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아이는 한밤중에 지관을 만나려고 무작정 안 부잣집 담을 넘지만, 정작 아버지 묘가 어디 있는 줄은 모른다. 그러고 보니 아이의 엄마는 아들이 아버지 얘기를 꺼낼 때마다 몸이 굳어 버리곤 했다. 안 부자는 그런 아이를 딱하게 바라보면서도 팔자를 바꾸고 싶으면 글을 배우라는 따끔한 한마디를 던지는데……. 아이는 아버지가 어떻게 죽었는지 궁금해 하면서도 혹시 몹쓸 죄인은 아니었을까 무섭지만, 자신에게 미래가 없다는 사실에 더 큰 두려움을 느낀다. 칼갈이 노인 얘기대로라면, 가난하게 태어난 조선인은 십중팔구 빚쟁이, 도둑, 병자가 된다는데, 거기다 이제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으니 평생 암흑이 자신을 뒤따라 다니지 않을까? 냉정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아이는 아직 작은 덩치로 남보다 일찍 지게질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산 주인이라는 양반 김 첨지가 아이 앞에 나타나 도둑질한 나무를 모두 제 집으로 실어 나르라는 벌을 내린다. 열흘 동안이나 나뭇짐을 져 나르며 죗값을 치른 끝에, 아이는 이 세상에서 대가를 치르지 않고 가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값비싼 교훈을 손에 쥔다. 그리고 작은 지게를 밑천 삼아 김 첨지에게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한다. 그리고 이 일은 아이에게 꿈에도 생각지 못한 놀라운 기회로 바뀌는데……. 과연 인간이란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을까? 《너의 운명은》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아이 눈앞의 암흑은 선비의 울음에서 먹구름으로, 가난과 식민지 현실로, 일자무식의 까막눈과 막막한 절망감으로 변신을 계속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대단원에서 결국 아이는 암흑의 실체를 새롭게 받아들인다. “그건 암흑이 아니라 세상을 제대로 보는 눈이었다.”고. 한윤섭의 역사 동화를 읽다 보면 역사란 성장하는 인간들의 발자취라는 생각이 든다. 이름이 지워졌으나 존재감은 또렷한 주인공 ‘아이’를 통해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미래를 쟁취하기 위해 분투하는 역사적인 존재라는 귀중한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엄마를 중심으로 작은 원을 그리던 아이의 세계가 칼갈이 노인과 안 부잣집, 김 초시를 만나 점차 넓어지고, 마침내 좀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가듯, 우리 아이들도, 우리도 그렇게 세계를 넓혀 갈 것이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항일의병에서 독립군으로 이어지는 두 세대의 ‘용기’ 이야기 항일 운동기를 무대로 하는 많은 역사 동화는 일제의 탄압을 주된 사건으로 다루어 민족 감정을 부추기는 경향이 있지만, 작가는 작품 속에서 잔혹한 장면을 배제한 채 서늘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배경 장치로 일본군을 등장시킨다. 작가는 왜 일제의 지독한 탄압 대신 아이의 성장에 주목한 것일까? 어쩌면 다른 감정이 뒤섞이지 않은 그대로, 당대를 통과했던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의지와 용기 자체를 오롯이 그려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글을 쓰고 자료를 정리할 때, 그 역사의 순간에 있던 인물들의 선택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자주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 순간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의로운 선택을 한 사람들도 있고 부끄러운 선택을 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의로운 선택을 한 사람들에게는 그 선택을 지탱해 주는 용기가 필요했을 겁니다. 의병으로 나가면서,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나면서,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기다리면서, 서대문 형무소에서 그 혹독한 고문을 버티면서, 상해 홍구 공원에서 도시락 폭탄을 던지면서, 봉오동에서 일본군을 기다리면서, 그 수많은 독립투사는 몸속 깊이 올라오는 그 지독한 두려움을 용기로 억누르고 있었을 겁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런 의로운 용기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_작가의 말 어린 나이에 독립군이 되기 위해 홀로 만주로 떠날 결심을 하는 아이의 모습에서는 김산과 같은 신흥 무관 학교 졸업생의 모습이 비쳐 보인다. 대토지와 재산을 처분한 뒤 만주로 떠나면서 “동지가 필요하지, 하인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안 부잣집 손자의 모습에서는 독립운동의 대부 이회영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인다. 무엇보다 을사년 의병으로 뛰쳐나가 거대한 흙무덤이 된 아이의 아버지는 암담한 시대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운 이름 없는 의병들의 초상 그대로이다. 따라서 어른이 함께 읽는다면 실제의 역사 현장과 인물 자료를 찾아보고 동화 속 인물들과 연관 지어 보는 재미도 특별할 것이다. 작품 뒤쪽에는 항일 의병의 발자취와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는 부록도 실었다.
목차
암흑의 씨앗 ㆍ 9 첫 번째 죽음 ㆍ 16 눈을 감고, 하나 둘 셋 ㆍ 26 한밤중 달리기 ㆍ 39 팔자를 바꾸는 방법 ㆍ 53 보리쌀 세 바가지 ㆍ 66 작은 지게 ㆍ 75 잔가지 도둑과 산 주인 ㆍ 83 나무하는 놈이 서당은 왜? ㆍ 93 겨울 사냥 ㆍ 104 봄날의 불청객 ㆍ 117 두 번째 죽음 ㆍ 127 상엿소리 ㆍ 140 아버지의 낮은 산 ㆍ 147 어둠 속을 걷는 사람들 ㆍ 157 1920년 봉오동 ㆍ 166 작가의 말 ㆍ 168 동화로 역사 읽기_ 항일 의병이 뭐야? ㆍ 171
본문중에서
암흑의 씨앗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 썩어 가는 나무 울타리, 구멍이 숭숭 뚫린 방문, 감자 몇 개 덩그러니 남아 있는 솥단지, 싸늘한 아궁이, 누더기 옷, 매일 고단해 보이는 엄마의 얼굴, 멀리 보이는 번듯한 기와집, 새하얀 도포를 걸치고 머슴을 대동하고 가는 양반, 모두 각자의 모습으로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암흑’이란 단어와 너무나 잘 어울렸다. _14쪽 보리쌀 세 바가지 “혹시 제가 어른이 되면 뭘 하며 살아가나요?” 그 말에 칼갈이 노인은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를 한동안 쳐다보았다. 그리고 뭔가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중략) 넌 땅이 없으니 결국 빚이 많은 소작농이 될 것이고, 그게 싫으면 멀리 도망가 떠돌이로 살겠지. 그러다 나쁜 마음을 먹으면 도둑질을 할 것이고, 그것이 싫으면 비렁뱅이가 되겠지. 그러다 병에 걸리면 약 한 번 써 보지 못하고 죽는 것이다. 그럼 무덤도 없이 어딘가 버려지겠지.” 노인이 잠시 먼 산을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겁주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게 네가 사는 조선이다.” 말을 끝낸 노인의 얼굴에서 씁쓸한 미소가 보였다. ‘그게 내 앞날이란 말인가? 아버지도 그렇게 어딘가 버려져 무덤이 없는 걸까? 안 된다. 난 그렇게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 _70~72쪽 나무하는 놈이 서당은 왜? “남의 집 나무를 팔아 돈을 벌겠다?” “나으리 댁에도 똑같이 그런 장작을 해 오겠습니다.” “돈이 왜 필요하냐?” “서당을 다닐 것입니다.” “나무하는 놈이 서당은 왜?” “팔자를 바꿀 것입니다.” 아이는 당당하게 말했다. 이제 죄인이 아니었다. “나무를 해다 팔아, 서당을 다니고, 그래서 팔자를 바꾸겠다고?” “네.” “왜, 지금 네 팔자가 마음에 들지 않느냐?” 아이는 바로 답하지 못했다. 양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도 되는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을 부려 먹은 양반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다. “저는 지금 암흑과 같은 곳에 살고 있습니다. 양반을 빼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사는 것 같습니다. 겨울이 오는데 나무 한 짐 마음대로 할 곳이 없습니다. 저는 지금보다 더 잘살고 싶습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았지만 다 할 수 없었다. “그럼 부자가 되려고 글을 배우겠다는 것이냐?” 분명 부자가 되고 싶었지만, 아이는 문득 자신을 골탕 먹인 양반 사내에게 뭔가 더 그럴듯하게 말하고 싶었다. 그 순간 울부짖던 선비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닙니다. 얼마 전 조선을 왜놈들에게 빼앗겼다고 합니다. 저는 글을 배워 부자도 되고, 빼앗긴 나라도 다시 찾을 것입니다.” _ 95~98쪽 겨울 사냥 “이걸 어디서 나셨어요?” “주웠지.” “총을 어디서 주워요?” 총을 줍는다는 게 이해가 안 됐다. “을사년 의병이 일어났을 때 주운 거야. 의병들이 왜놈들과 벌인 마지막 전투에서 지고 흩어졌지.” 노인의 입에서 의병이란 말이 나왔다. 순간 아이의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 전투가 있던 자리에 갔었다. 사람을 찾으러. 거기서 주웠지. 그걸 지금까지 몰래 가지고 있던 거야. 잘 닦아서 아직도 쓸만해.” “그때 많이 죽었어요?” 아이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많이 죽었지. 아마 수백 명쯤. 왜놈들도 꽤 죽었고. 물론 조선 사람이 더 많이 죽었지. 싸움에서 졌으니까. (중략) 내 아우가 거기서 싸웠다. 왜놈들이 자꾸 조선을 넘보니까 참지 못하고 나선 거야. 그 애 시신을 거기서 찾아왔지.” 그 말을 하며 노인은 총을 봤다. 꼭 그때를 회상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 부질없는 짓이었지.” “의병이 부질없는 짓이라고요?” “왜놈들은 훈련된 군인들이고 무기까지 제대로 갖췄잖아. 결과가 뻔했으니까. 그래서 다 죽은 거야.” 칼갈이 노인은 총에게 얘기하듯 총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싸우다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돼요?” “집에서 시신을 찾아가지 않으면 관군이나 왜놈들이 한곳에 묻어 버리지.” 머릿속에 수백 명의 시신이 커다란 구덩이에 뒤엉켜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너도 나라를 찾는 의병이 되고 싶다고 했지?” 아이는 노인의 물음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 “네, 나라를 찾는 일을 할 거예요. 의병이요.” 아이는 두려운 모습을 감추려고 이를 꽉 물었다. 그러자 노인이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너한테 이 총을 보여 주고 싶었다. 넌 큰일을 할 사람이니.” “그런데 정말 의병이 부질없는 짓인가요?” 아이의 물음에 노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가장 멋진 일이지.” _110~112쪽 봄날의 불청객 아쉬운 마음에 아이는 총을 든 것처럼 두 손을 들어, 멀리서 오고 있는 일본군을 겨냥했다. 그리고 천천히 숨을 고르고, 손가락으로 방아쇠 당기는 시늉을 했다. ‘탕!’ 입으로 작게 소리를 냈다. 그리고 노인에게 배웠던 것처럼 총알을 장전하고 다시 겨냥했다. 그 순간 아이는 자신이 겨냥한 일본군과 눈이 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재빨리 손을 내렸다. 눈이 마주칠 거리는 아니지만, 왠지 기분이 싸늘했다. 아이의 움직임에 칼갈이 노인도 상황을 눈치챈 듯했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개죽음 당한다.” 노인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칼을 갈기 시작했다. 아이도 노인의 숫돌에 시선을 고정한 채 다른 곳은 보지 않았다. 말발굽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이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두 사람 앞에서 말발굽 소리가 멈추었다.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척 고개를 들지 않았다. 칼갈이 노인도 계속 칼을 갈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사방이 고요했다.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잠시 후 말발굽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아이는 일본군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먼저 고개를 든 건, 칼갈이 노인이었다. “큰일 날 뻔했다.” 노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는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일본군들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_125~126쪽

그림
백대승
대학에서 만화 예술학을 공부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왕후 심청〉의 아트 디렉터로 일하기도 했다. 지금은 그림책과 동화책에 그림을 그리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서찰을 전하는 아이》《나는 비단길로 간다》《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안녕, 태극기!》《고마워, 한글》《다산, 조선을 바꾸다》《호랑이 꼬리 낚시》《동물원이 된 궁궐》《나무 그늘을 산 총각》외 많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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