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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질병, 전쟁: 미생물이 만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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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역사학
저자 김응빈
출판사/발행일 교보문고 / 2021.10.20
페이지 수 287 page
ISBN 9791159098758
상품코드 354229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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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마이크로미터의 미생물을 통해 바라본 색다른 세계사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미생물 하나. 너무 작아 인지하지도 못했던 존재가 인류의 삶을 바꾸어놓은 일은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었다. 그리고 그 가공할 위력을 우리는 바로 지금도 느끼고 있다. 마스크를 쓰는 게 옷을 입는 것처럼 당연해지고, 해외여행을 비롯해 인류의 이동이 멈췄다. 우리가 사랑하는 술,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질병, 그 질병을 치료한 약, 세계의 패권을 바꾼 전쟁.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보이지 않는 설계자, 미생물이 존재했다. 미생물은 인간에게 큰 즐거움과 위안을 주었다. 하루의 근심을 털어낼 수 있게 해주는 술 한잔은 미생물의 선물이다. 수렵 채집에서 농경 정착 생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나투프 사람들이 아껴둔 보리죽에 야생 효모가 몰래 들어가지 않았다면 인류가 술맛을 알고 주조를 하는 데는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 모른다. 미생물은 예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만약 슈베르트가 매독균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미완성 교향곡’을 완성하고 훌륭한 곡을 더 많이 작곡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고통이 더욱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게 했다는 주장도 있다. 미생물은 인간에게 끔찍한 질병도 주었지만 그 병을 이겨낼 위대한 약도 선물했다. 플레밍의 실험실에 푸른곰팡이 페니실륨이 우연히 날아들지 않았다면 수많은 생명을 구해낸 페니실린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항생제는 악인의 생명 또한 공평하게 구해내며 역사를 또 한 번 바꿨다. 바로 발키리 작전으로 죽을 위기에 처한 히틀러의 목숨이다. 그때 페니실린이 없었다면 히틀러의 죽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은 아주 다르게 종결되었을 것이다. 이 밖에도 미생물이 세계의 권력 지도를 바꾼 일은 수없이 많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 군함에 ‘1918년 인플루엔자’가 무임승차하지 않았다면 유럽 연합군은 승기를 잡지 못했을 수도 있고,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아테네 육군의 3분의 1이 장티푸스균에 당하지 않았다면 전쟁의 승리자는 스파르타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세계의 문명을 바꾼 그리스 문명은 우리가 아는 모습과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미생물은 때로는 인류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되어, 또 때로는 무서운 적이 되어 세계사를 움직였다. 미생물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세계사는 새롭고 신비롭게 다가올 것이다. 인간과 미생물의 전쟁과 화합, 공존의 역사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간은 끝없는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싸우고 또 싸웠다. 전쟁의 열악한 환경과 위생상태 속에서 미생물은 언제나 어부지리를 얻었고, 때로는 전쟁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러한 미생물의 영향력을 19세기 후반에 와서야 마침내 알아챈 인류는 미생물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그 시절 미생물은 생명체이기 전에 병원체로 다가왔다. 미생물은 인간과 함께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목숨을 노리는 악마 같은 존재였고 박멸의 대상이었다. 미생물학은 미생물과의 전쟁을 통해 발전해왔다. 이 전쟁은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안타깝지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미생물을 우리의 적으로만 여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사실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소수고, 대다수의 미생물은 우리가 삶을 이어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미생물이 없어진다면 우리는 더 이상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고 머지않아 우리가 버린 쓰레기 더미에 묻혀버리고 말 것이다. 미생물은 역사 속에서 음식과 약, 자원을 제공하며 끊임없이 인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리는 미생물과의 전쟁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지나치기 쉬운 이런 미담들 또한 제대로 살펴보아야 한다. 그 속에서 인간과 미생물의 뗄 수 없는 관계를 돌아보고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미생물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으니 말이다.
목차
프롤로그: 미생물의 세계 속 인간의 역사 1. 인류에게 가장 사랑받는 미생물, 효모 우연이 선물한 환상의 음료 와인에서 발견된 생명체 와인이 상하는 것을 막아라 복수의 맥주 세상에서 가장 작은 마이크로 가축 후발주자 라거는 어떻게 1위가 되었나 새로운 스타 효모의 탄생 2. 감염병 주범 정보를 흘린 스파이, 포도상구균과 콜레라균 고깃국을 둘러싼 200년 된 논쟁 두 병동의 사망률 미스터리 손 씻기를 권하다가 쫓겨난 의사 산욕열을 없앤 의사의 고독한 싸움 수상한 죽음과 뒤늦은 스포트라이트 마을의 물 펌프 손잡이를 뽑아버린 의사 산업혁명이 부추긴 콜레라 밀입국 여름휴가가 선물한 콜레라 백신 조선을 뒤흔든 신종감염병 불평등의 질병 3. 성경 속 역병에서 생물무기까지, 탄저균 로마의 새 부리 의사와 마스크의 역사 노벨상으로 이어진 시골 의사의 취미 동서양의 고문헌 속 탄저병 고려시대 탄저병의 서글픈 기원 탄저균 폭탄과 백색 가루 테러 두 라이벌 과학자의 오해와 경쟁 4. 은밀하고 음흉하게 역사 곳곳에 도사린 복병, 매독균 매독균에게 친절했던 친절왕 샤를 8세 천벌로 여겨진 병의 수많은 이름들 아닌 척 뒤통수치는 음흉한 균 끝나지 않은 기원 논쟁 나무 수액에서 살바르산까지, 매독 치료의 역사 5. 제1차 세계대전 참전 미생물, 발진티푸스균과 독감 바이러스 보이지 않는 적의 공격 미 군함에 무임승차해 참전한 미생물 바이러스 탐정의 1918년 인플루엔자 추적기 1918년 인플루엔자의 후손들과 팬데믹 6. 수많은 생명을 살린 행운의 곰팡이, 페니실륨 콧물과 곰팡이가 선물한 항생제 0.1g의 정제된 페니실린을 얻기까지 과일 진열대에서 만난 귀균 페니실린을 둘러싼 공익과 자본주의의 대립 만약에 페니실린이 없었더라면 만병통치약이었던 페니실린의 한계 7. 인류 최다 감염병의 주인공, 결핵균 수천 년간 인류를 괴롭혀온 의문의 병 뚜껑 덮는 접시와 우무의 놀라운 능력 페니실린을 무력화시킨 결핵균의 비책 세균으로 세균을 잡는다?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이 만들어낸 적 세균 먹는 바이러스의 데뷔 불주사의 추억과 결핵균의 선한 영향력 8. 인간 중심주의에 날리는 경고, 한타바이러스 6·25 전쟁과 신종감염병의 등장 한탄강의 이름이 붙은 바이러스 무명 바이러스라 불리게 된 바이러스 기후 변화와 감염병의 불편한 상관관계 피로 물든 장미와 함께 꽃핀 영국 발한병 인간이 지구의 주인이라는 착각 9. 그리스 문명과 제국주의의 운명을 바꾼 미생물, 장티푸스균 펠로폰네소스 전쟁 속 보이지 않는 복병 최신 바이오 기술로 밝혀낸 아테네 역병의 정체 티푸스는 다 비슷하다? 장티푸스 백신 1호 논쟁 장티푸스 백신이 보호한 제국주의 한 미국인의 이름 앞에 장티푸스가 붙은 이유 10. 두 얼굴의 미생물 가문, 클로스트리듐 인류의 탄생부터 함께한 파상풍 유럽 경제 위기와 소시지 중독 무시무시한 생물무기에서 의약품으로 변신한 독소 영국을 구하고 이스라엘 건국을 도운 세균 난치병 환자를 살리는 똥은행의 설립 에필로그: 미래 인류의 가장 큰 조력자, 미생물 + 참고 문헌 + 이미지 출처
본문중에서
아직 효모의 존재 따위는 모르던 시절이었지만 바바리아 사람들의 입맛은 숨은 진실을 감지했다. 여름에 양조한 맥주와 겨울에 양조한 맥주는 그 맛이 확연히 달랐다. 여름에 빚은 맥주는 고온에서 발효하는 효모가 작용한 에일이었고, 겨울에 빚은 맥주는 저온에 발효하는 효모가 작용한 라거였다. 겨울 맥주는 깔끔한 맛을 가지고 있고, (흔히 광고에서 “캬~”라는 감탄사로 표현하는) 목 넘김이 시원한 데다 겨울에 변질도 잘 안 되어서 오랫동안 보관하며 즐길 수 있었다. 이에 마침내 1553년, 바바리아 군주는 여름(4월 23일~9월 29일)에는 맥주 양조를 금지하는 법령을 포고했다. 이제 바바리아에서는 추위에 약한 에일 효모는 설 자리를 잃었고 추위를 즐기는 라거 효모는 물 만난 고기가 되었다. 한참 뒤 19세기에 등장한 냉장고는 라거 양조를 1년 내내 가능케 했다. 이런 특혜를 등에 업고 라거는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 본문 37쪽 테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가 테러의 충격에 휩싸여 혼비백산하던 중에 보이지 않는 테러의 공포가 엄습해왔다. 9·11 테러 직후 ‘백색 가루’가 동봉된 우편물이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에게 배달된 것이다. 이로 인해 스물두 명이 탄저병에 걸려 다섯 명이 사망했다. 다행히 탄저균 테러가 더는 확대되지 않았지만, 전 세계는 생물테러에 대한 경각심과 테러 예방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뉴욕 세계무역센터 건물 붕괴 후 우편으로 배달된 백색 가루의 정체가 바로 탄저균 내생포자다. 탄저균을 대량 배양하고 악의적으로 열악한 조건을 주어 내생포자를 만들게 한 다음, 이를 백색 가루로 제조한 것이다. 그저 생존을 위해 포자를 만드는 세균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게 말이다. 지혜롭다는 뜻이 담긴 인간의 종명, 사피엔스(sapiens)가 무색해지는 행위였다. - 본문 98쪽 다시 6년이라는 각고의 시간이 지난 1928년, 이번에는 플레밍에게 행운의 곰팡이가 찾아왔다. 황색포도상구균을 키우던 배양 접시가 푸른곰팡이로 오염되었는데, 그 곁에는 세균이 없었다. 참고로 미생물학에서는 미생물을 순수 배양할 때, 다른 미생물이 밖에서 들어와 자라는 상태를 오염이라고 한다. 플레밍은 이 곰팡이가 세균을 죽이는 물질을 분비하는 것이라 직감했다. 우선 푸른곰팡이를 분리해 조사한 결과 ‘페니실륨(Penicillium)’ 계통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페니실륨은 그림 붓을 뜻하는 라틴어 ‘페니실루스(penicillus)’에서 유래했다. 이 곰팡이를 현미경으로 보면, 무성 포자가 마치 빗자루에 달린 비처럼 붙어 있다. 곰팡이 가운데 20% 정도가 무성 생식으로 번식하는데, 페니실륨은 양성 생식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여 무성 생식형으로 바뀐 경우로 추정한다. 곧이어 이 푸른곰팡이에서 추출한 물질이 폐렴균과 임질을 비롯한 여러 병원균에 두루 효과가 있음을 알아낸 플레밍은 ‘페니실린(penicillin)’이라는 이름을 붙여 실험 결과를 이듬해 학술지에 발표했다. - 본문 157쪽 이들은 한발 더 나아가 2013년에는 아테네 역병이 스파르타가 저지른 바이오 테러로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아테네와 가까운 항구도시 피레우스에 있는 저수지에 ‘펠로폰네소스 동맹’ 소속자가 독을 넣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투키디데스의 기록과 아테네에서 역병이 갑자기 발생했다는 사실을 결부했다. 펠로폰네소스 동맹이란 스파르타를 맹주로 하는 펠로폰네소스 반도 폴리스들의 군사 동맹이다. 투키디데스에 따르면 이 역병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되어 이집트와 리비아를 거쳐 그리스 지역으로 왔는데, 가장 먼저 발병한 곳이 피레우스였다. 투키디데스는 피레우스에 우물이나 개천이 없었다고 했다. 이는 식수원 오염에 매우 취약한 환경임을 암시한다. - 본문 235쪽

저자
김응빈
연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에서 미생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럿거스대학교에서 환경미생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식품의약국(US FDA)에서 독성 화합물 분해 미생물에 대해 연구했다. 국제 SCI에 미생물 관련 논문을 60여 편 발표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교수이자 생명시스템대학장이며,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 과학문화연구센터장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 미생물학회(American Society for Microbiology) 학술지 편집위원이자 한국 환경생물학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여러 방송과 온라인 매체 등 학교 밖에서도 대중에게 미생물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생물학과 철학의 접점을 찾는 융합미생물학에 관심이 많다. 2015년에는 최우수 강의교수상(Best Teacher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나는 미생물과 산다>,<생명은 판도라다>(2판),<한눈에 쏙! 생물지도>,<위대한 유산>(공저),<생명과학, 신에게 도전하다>(공저),<핵심생명과학>(공저),<멋진 신세계와 판도라의 상자: 현대 과학기술 낯설게 보기> 등 다수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우주: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천문학의 역사>,<철학 :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철학의 역사>,<토토라 미생물학> 등이 있다.
   생명과학, 신에게 도전하다 | 김응빈 | 동아시아
   나는 미생물과 산다 | 김응빈 | 을유문화사
   미생물이 플라톤을 만났을 때 | 김응빈 | 문학동네
   미생물에게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운다 | 김응빈 | 샘터(샘터사)
   생명과학, 바이오테크로 날개 달다 | 김응빈 | 한국문학사
   단 하나의 이론 | 김응빈 | 알에이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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