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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코르 이야기 (원제:THE STORY OF ANG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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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동남아시아사
저자 박동희
출판사/발행일 미진사 / 2022.11.28
페이지 수 1 page
ISBN 9788940806661
상품코드 356079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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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크메르 문명의 정수, 앙코르의 630년을 말하다! 돌에 새겨진 옛 왕조의 역사, 그 찬란한 흔적을 만나는 시간 유적 복원 전문가가 전하는 앙코르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거론되다가도, 영화 〈화양연화〉 속 주인공이 비밀을 털어놓는 은밀한 장소로도 그려지는 앙코르 왓. 알고 있느냐는 질문이 무색할 만큼 자주 들어보기도 혹은 방문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찾아가보면 거대한 석축만이 적막하다. 그것들은 자신이 목격해온 인간의 흥망성쇠와 수많은 사연들을 다만 묵묵히 간직하고 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앙코르 제국은 멸망했지만 제국의 멸망은 후대에게 무상함이나 무의미로만 남았을 리 없다. 역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의 현재를 지배한다. 앙코르 돌들에 새겨진 유서 깊은 인간의 이야기는 그것을 발굴한 고고학자나 역사학자들의 몫일 것이다. 대륙부 동남아시아에서 630년간 융성했던 나라의 이름 앙코르(Angkor Empire, 802-1431). 이제는 역사의 퍼즐 조각이 되어버린 밀림 속 유적들을 돌아보면서 옛 왕조의 운명과 그곳의 삶을 그려보고 찬란했던 크메르 문명의 지난 시간들을 되짚어본다. 크메르 건축 전공자이자 유적 복원 전문가로서 캄보디아 현지의 복원 현장에서 유적과 직접 대면해온 이 책의 저자는 옛 왕조의 역사를 친근하면서도 상세히 소개한다. 오직 저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흥미로운 앙코르 제국의 이야기와 저자가 직접 촬영한 350여 점의 사진들은 차갑고 무뚝뚝한 돌무더기에 담긴 지난 시간을 독자의 눈앞에 펼쳐 보이는 듯하다. 유적은 역사의 산물이며 역사는 그 역사를 만든 사람들의 사상과 궤를 함께한다. 저자는 앙코르 유적의 풍경에 대한 개인적 감상이나 묘사에 그치지 않고, 크메르 문명의 역사, 인물, 종교, 건축을 총체적으로 다룸으로써 앙코르 유적에 대한 입체적인 안목을 선사한다. 본문은 크게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의 축은 앙코르 제국의 건축이다. 앙코르 제국의 건축은 사원을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저자는 여러 사원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앙코르의 붉은 보석으로 불리는 반띠아이 스레이 사원, 미완의 건축물이지만 크메르 사원의 영역을 확장한 타 케오 사원, 공백을 통해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바푸온 사원, 비슈누 신에게 봉헌된 앙코르 유적 대표 힌두교 사원인 앙코르 왓, 신의 미소를 간직한 바이욘 사원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사원들이 말해주듯 크메르인들은 앙코르 제국의 전신인 첸라(Chenla, 眞臘), 혹은 그 이전 시기부터 종교 사원 건축을 중심으로 문명을 꽃피워왔다. 따라서 이들의 종교 사원 건축들을 면밀히 살펴보는 일을 그들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데에 중요한 나침반이 된다. 저자는 직접 그린 사원의 평면도를 첨부하여 사원 건축의 전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가람 배치나 코벨 아치, 나가 장식, 부조 회랑 등의 건축 요소와 기술들에도 주목한다. 특히 크메르 사원 건축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히는 ‘회랑’은 대부분의 앙코르 사원들에서 그 고유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축은 동남아 사상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을 앙코르 제국의 인문 정신이다. 일반인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앙코르의 전설, 종교 의례 및 영웅 이야기는 앙코르 제국의 건축에 대한 저자의 놀라운 통찰과 조화하며 앙코르 제국의 사회문화를 다채롭고 흥미롭게 바라보게 해준다. 그 밖에도 앙코르 왕조표와 앙코르 왕조의 세력 확장을 엿볼 수 있는 9-12세기 동남아시아 지도와 앙코르 신(申)들을 정리한 목록을 첨부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돌멩이 하나하나가 자신들에게 담겨 있는 630년의 이야기를 들려줬더라면 조금 다른 감상평이 나오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 그의 처음 목표보다 글은 더욱 전문적이면서도 친절한 설명으로 가득하다. 앙코르 제국을 처음 접하는 독자나 크메르 문명을 깊이 알고 싶은 독자, 유적에 새겨진 인간의 내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여행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의 독자 앙코르 제국을 처음 접하는 독자, 크메르 문명을 깊이 알고 싶은 독자, 유적에 새겨진 인간의 내밀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여행자
목차
추천사 프롤로그 1 앙코르 왓, 발견되다 2 앙코르 왕조, 꺼지지 않은 불씨 3 캄보디아의 건국신화 카운디냐 이야기 4 앙코르의 여명, 푸난 5 앙코르의 뿌리, 첸라 읽을거리 Ⅰ 신비의 고대도시 슈레스트라푸라 6 앙코르의 숨은 역사를 밝힌 스독칵톰 비문 7 앙코르의 요람, 롤루오스 8 성스러운 소, 프레아 코 사원 9 성산을 만들다, 바콩 사원 10 오래된 신도시 11 정글 속에 숨은 피라미드 12 앙코르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야즈나바라하 13 앙코르의 붉은 보석 반띠아이 스레이 읽을거리 Ⅱ 앙코르를 도굴한 문화부 장관 이야기 14 신의 노여움으로 중단된 타 케오 사원 읽을거리 Ⅲ 생명의 상징 링가 15 물의 도시 앙코르 ① 시엠립강의 수원지 16 물의 도시 앙코르 ② 강과 수로 17 주목받지 못한 영웅, 수리야바르만 1세 18 왕의 비밀 공간, 피미아나카스 19 절벽 위의 사원, 프레아 비히어 읽을거리 Ⅳ 사암으로 만든 사원 20 바푸온 사원의 부조 벽화 이야기 21 태국의 크메르 사원들 ① 피마이 사원 22 태국의 크메르 사원들 ② 파놈 룽 사원 23 태국의 크메르 사원들 ③ 무앙 탐 사원 24 왕의 코끼리, 머리 위로 뛰어오르다 읽을거리 Ⅴ 코벨 아치의 완성 앙코르 왓 25 앙코르 왓 벽화 이야기 ① 라마야나 26 앙코르 왓 벽화 이야기 ② 마하바라타 27 앙코르 왓 벽화 이야기 ③ 서른두 개의 지옥 28 앙코르 왓 벽화 이야기 ④ 우유 바다 휘젓기 29 앙코르 왓 최상층 탑, 바칸 30 숲속의 또 다른 앙코르 왓, 벵 메아리아 사원 읽을거리 Ⅵ 앙코르에 매료되어 전역한 프랑스 장교 이야기 31 신의 가호가 깃든 도시 앙코르 함락되다 32 나라를 구한 자야바르만 7세 33 앙코르의 한양도성, 앙코르 톰 34 신의 미소를 담은 바이욘 사원 35 바이욘 사원 벽화 이야기 36 바이욘 본존불과 폐불 사건 37 앙코르 삼존불과 크메르 불교 읽을거리 Ⅶ 앙코르 왓을 기원정사로 착각한 일본 사람들 38 대지의 여신 토라니 39 모든 길은 앙코르로 통한다 40 앙코르 멸망하다 에필로그 부록 앙코르의 신들 앙코르 왕조표 지도 참고문헌 도판목록
본문중에서
그 외에 참파삭 일대에는 많은 성소의 유적들이 있다. 왓푸 사원 뒤의 숲속에는 힌두교 사제들이 수행했던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 있는데 하나하나 기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아쉽게도 아직 정비가 되지 않아 산속을 잘아는 지역주민의 도움 없이 방문하는 것은 위험하다. 슈레스트라푸라의 찬란했던 역사에 비추어 본다면 지금의 참파삭은 잊힌 것이나 다름없다. 앙코르와 이어졌던 고대길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아 더 이상 길인지 알아보기도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참파삭에 애정을 가지는 소수의 사람들은 버려진 고대도시의 모습에서 연민을 느끼지만, 메콩강은 그조차도 의미 없다는 듯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 읽을거리 Ⅰ 신비의 고대도시 슈레스트라푸라 프레아 코(Preah Ko, ??????) 사원. 사원의 정면에는 돌로 조각된 소가 사원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 사원을 바라보며 기도를 올리는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사원에 들어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힌두 사원 중에서도 이렇게 사원 정면에 소의 석상이 놓여 있는 경우는 시바를 모신 사당이라는 뜻이다. 건축가는 시바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시바가 타고 다니는 동물(승물, vahana)이자 신봉자인 성소 ‘난디(Nandi)’를 사원 앞에 두어 시바가 지금 이 사원에 기거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이런 간접적이고 운치 있는 표현이 참 매력적이다. --- 8장 성스러운 소, 프레아 코 사원 크메르인들은 산 위에 거처한다는 시바의 사원을 만들기 위해 ‘산’이라는 형태를 재해석해서 ‘피라미드형 기단’을 만들었다. 이러한 크메르인들의 생각과 노력의 극대화를 볼 수 있는 곳이 바콩(Bakong, ????) 사원이다. 바콩 사원은 앙코르 왓에서 동남쪽으로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고대도시 롤루오스에 있다. 9세기에 만들어진 사원으로 앙코르 사원 중에서도 이른 시기의 유적에 속한다. 바콩 사원의 중심에는 5층으로 구성된 거대한 피라미드형 기단이 있다. 가장 중앙이자 상단에는 시바의 신전이 있고, 그 주변을 동심원 형태의 작은 사원들이 둘러싸고 있다. 그 바깥으로는 담장과 해자가 둘러싸고 있다. 이 가람 배치는 정확하게 힌두교의 우주관을 반영하는데, 이에 대입해서 바콩 사원을 바라보면 중앙 피라미드는 메루산을 구현했다고 볼 수 있다. --- 9장 성산을 만들다 바콩 사원 그럼 누가 앙코르를 설계했을까? 앙코르 제국의 왕도 앙코르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 ‘야쇼다라푸라’에 힌트가 있다.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야쇼바르만의 도시’라는 뜻이다. 야쇼바르만 1세(Yasovarman I, 재위: 889-910)는 앙코르 왕조의 네 번째 왕이다. 그는 부왕을 포함해 선대왕들이 살아왔던 롤루오스에서 서북쪽으로 15킬로미터 떨어진 지금의 앙코르로 거점을 옮겼다. 이 정도의 가까운 이동은 천도라기 보다는 인근 지역의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왕궁을 옮긴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야쇼바르만은 신도시의 중앙을 바켕산으로 잡고 동서와 남북 방향의 격자형 도시를 설계했다. 중심이 되는 바켕산 위에는 프놈 바켕(Phnom Bakheng, ?????????) 사원을 건설했다. 그리고 바켕산을 중심으로 사각형의 거대한 해자를 조성했다. (해자는 사원 건축보다 후대에 조성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왕궁은 도시의 북쪽에 설치했고, 동쪽에는 바라이를 조성했다. 물론 앙코르는 야쇼바르만의 재위 기간에 다 완성된 도시가 아니다. 야쇼바르만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많은 왕은 저마다 도시를 발전시켜 나갔고, 무수한 건축물을 남겼다. 앙코르 왓을 건립한 수리야바르만 2세, 바이욘(Bayon, ?????)을 건립한 자야바르만 7세 등 후대의 유수 왕들의 흔적들도 ‘야쇼다라푸라’에 덧입혀져 있다. 그럼에도 야쇼바르만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후대의 건축물들이 야쇼바르만이 닦아둔 격자형 기틀에서 파생되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즉, 야쇼바르만은 계획도시 앙코르의 기틀을 다진 왕으로 평가할 수 있다. --- 10장 오래된 신도시 왕의 명령으로 건설된 다른 크메르 사원들과 달리 힌두교 사제 야즈나바라하에 의해 건립된 반띠아이 스레이는 중심지인 왕성에서 북동쪽으로 2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같은 시기에 지어진 다른 사원들에 비해 규모도 매우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반띠아이 스레이는 신비한 붉은색 사암 위에 새겨진 섬세한 신화 속 장면들과 건축적 균형미가 아름다워서 ‘앙코르의 붉은 보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다. 반띠아이 스레이 사원은 크메르 사원 건축의 발전 양상에서 볼 때 강한 개성을 가진 독특한 사례로 평가한다. 특히 독특한 형태 가운데 정형화된 느낌이 녹아 있어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이는 양식의 자체적 발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건축을 담당했던 야즈나바라하가 힌두교에 조예가 깊고 새로운 지식을 다방면으로 공부했다고 하니, 반띠아이 스레이의 독특함과 높은 완성도에는 인도의 영향이 반영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 12장 앙코르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야즈나바라하 크발스피안과 쿨렌산에는 폭포가 있는데 고대 크메르인들은 이 폭포를 시엠립강의 시작점으로 보았다. 힌두교 신화에 따르면 한 수행자가 메말라버린 지구를 구하고자 브라흐마에게 물을 요청했다. 브라흐마는 강의 여신 강가(Ganga)에게 땅으로 가도록 명했는데, 강가가 그대로 지구로 떨어지면 지구가 박살날 것이 뻔했다. 시바는 강가가 떨어질 위치에 서서 머리로 강가를 받았다. 그리고 강가는 시바의 머리카락에서 한 줄기 물이 되고 강이 되어 흘러내렸다고 한다. 이는 물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로, 이 모습에 걸맞는 모습이 바로 폭포이다. 이처럼 고대 크메르인들에게 크발스피안과 쿨렌산의 폭포는 그 의미가 특별했다. --- 15장 물의 도시 앙코르 시엠립강의 수원지 피마이와 파놈 룽, 무앙 탐까지 태국에 있는 크메르 사원들을 살펴보았다. 주로 11-12세기 전후로 만들어진 사암조 사원이다. 모습이나 배치는 앙코르의 크메르 사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건립 전후로 두 지역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비나 관리 상태, 복원의 정도 등이 캄보디아와 크게 다르다. 캄보디아의 크메르 사원들은 대부분 무너졌거나 무너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이며 무성한 초목이 어우러져 자연 속에 파묻힌 고대문명의 흔적이라는 느낌을 준다. 반대로 태국의 사원들은 반듯하게 복원되어 있고 주변 자연도 단정하게 정비되어 있다. 마치 유럽풍의 정원을 연상하게 한다. 문화유산이 어느 나라에 있느냐에 따라 정비나 보존의 정도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 차이에서 국력이 드러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 23장 태국의 크메르 사원들 ③ 무앙 탐 사원 우유 바다 휘젓기가 조각된 각종 사례를 살펴보면 형태에 따른 차이가 조금씩 보인다. 예를 들어 엔코사이(Enkosai, ???????????????) 사원에는 아수라가 단 한 명만 그려져 있어서 줄다리기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벵 메아리아 사원의 경우에는 거북이가 우측을 향해 보고 있다. 프레아피투 쫌(Preah Pithu Chorm) 사원에는 바닷속에서 태어나는 여신과 동물들이 그려져 있다. 또한 바이욘 사원의 벽화에는 ‘암리타’가 등장한다. 그리고 메루산 꼭대기의 연꽃 대좌에 앉아 있는 브라흐마가 그려진 경우도 여럿 확인된다. 필자는 처음에 이 장면을 조금 오해했다. ‘우유 바다 휘젓기’는 내용상 힌두교의 창세신화 취급을 받으므로 또 다른 창세신화인 ‘브라흐마의 탄생’ 장면과 혼합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원전을 찾다 보니, 바다를 휘저을 때면 브라흐마가 메루산의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꼭대기에 앉는다는 것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 28장 앙코르 왓 벽화 이야기 ④ 우유 바다 휘젓기 벵 메아리아 사원의 볼거리 중 하나는 빼어난 조각이다. 벵 메아리아의 조각들은 크메르 예술의 섬세함이 절정에 달하는 앙코르 왓기의 조각이지만, 밀림 속에 매몰되어 있기에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귀한 보물을 오롯이 나만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 벵 메아리아의 나가 난간은 섬세한 조각이 아름답다. 자연스러운 몸통의 곡선을 비롯해 섬세한 머리 장식이나 눈, 입 모양 등 조각가의 노련미와 정성이 느껴진다. 벵 메아리아의 나가는 앙코르 왓의 나가에 비해 위엄은 덜하지만 좀 더 친근하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중략) 또한 건축 자체도 매우 볼 만한 요소 중 하나다. 비록 사원의 건축물이 무너지고 밀림에 덮여 있지만 정말 잘 만들어진 사원이라는 점은 숨길 수 없다. 사용된 석재 하나하나가 크고 양질이다. 붕괴하지 않은 부분을 보면 석재 사이에 종이 한 장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정밀하게 밀착되어 있다. 심지어 이음매가 어디인지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도 많다. 석재 조적 기술은 이처럼 앙코르 왓에 사용된 기술에 필적한다. -- 30장 숲속의 또 다른 앙코르 왓, 벵 메아리아 사원 참파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한 자야바르만 7세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정치를 펼쳤다. 앙코르 제국은 그의 치세에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고 가장 많은 부를 축적했다. 최고의 전성기였다. 부는 사원 건립으로 이어졌다. 자야바르만 7세는 그 어떤 왕들보다 많은 수의 사원을 건립했다. 압도적으로 많은 사원을 건립했기에 혹자는 무리한 사원 건축으로 앙코르 제국의 기세가 기울어졌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실제로 앙코르가 멸망에 이른 것은 이로부터 200년도 더 지난 시기이기 때문에 자야바르만의 사원 건축을 앙코르의 멸망과 직접적으로 연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앙코르 제국에서 가장 많은 사원이 건립된 시기는 자야바르만 7세의 치세였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사원들은 확연한 외형적 차이를 보인다. 바로 탑의 사면에 신의 얼굴을 조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앙코르에서 사원 건립은 건국 이전부터 이어져 온 만큼 그 전통이 오래되었다. 하지만 탑에 얼굴을 조각한다거나 그와 비슷한 시도를 했던 적은 없었다. 즉, 얼굴 조각은 크메르 사원의 건축 양식의 큰 변화였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많은 변화가 있지만, 탑에 얼굴이 조각된 것이 ‘바이욘 양식(Bayon Style)’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 34장 신의 미소를 담은 바이욘 사원 자야바르만 7세는 왕도의 중심에 불교 사원 바이욘을 건립했고 부처를 봉안했다. 하지만 바이욘 사원을 둘러보면 여러 힌두신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부처만 모신 것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다. 사원의 북쪽 영역에는 시바를, 사원의 서쪽 영역에는 비슈누를, 사원의 남쪽 영역에는 불교를, 그리고 동쪽 영역에는 왕실을 담았다. 자야바르만 7세는 전란 이후 혼란에 빠진 왕국을 불교를 중심으로 재건하고자 했다. 하지만 기존의 세력들을 배척하지 않고 수용했다. 이는 약해진 왕국의 안정을 위한 포용책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앙코르 제국의 새로운 약진에 큰 힘이 되었다. 자야바르만 7세는 이러한 의지를 담아 바이욘을 설계했을 것이다. 이를 감안하여 바이욘에 조각된 존안의 정체를 따져보면 ‘모든 신의 얼굴’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 34장 신의 미소를 담은 바이욘 사원 《진랍풍토기》에서 묘사한 앙코르는 매우 융성한 왕국이다. 활발한 시장의 모습, 이 지역에서 생산하는 귀중한 물산과 풍부한 생산량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금으로 된 사원, 거대한 왕도를 삼엄하게 방비하는 군사들, 건재한 왕실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어디를 봐도 멸망을 앞둔 나라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앙코르의 멸망은 주달관이 다녀간 후로부터 약 130년 이후의 일이기 때문에 《진랍풍토기》의 내용만으로 쇠락을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이 기록은 국가 사원 건축이 중단된 포스트-바이욘기에도 앙코르가 여전히 융성했음을 알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지난 세기에 세계의 여러 학자들이 노력해서 앙코르의 역사는 많은 부분 밝혀졌다. 하지만 포스트-바이욘기에 대해서는 공백이 여전하다. 포스트-바이욘기는 앙코르 전체 역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만큼 짧은 기간이 아니다. 향후 이 시기에 대한 새로운 조사와 연구 성과가 누적되면 앙코르 제국 이야기가 지금보다 훨씬 풍성해질 것이라 기대한다. -- 40장 앙코르 멸망하다

저자
박동희
출간작으로 『앙코르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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