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친절한 궁궐 안내서 ‘궁궐’이라 하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단지 임금이 호의호식을 했던 공간, 사진 찍기 좋은 나들이 장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정말 궁궐이 그런 곳일까?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은 우리 궁궐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 상식에서부터 각 영역별 궁궐의 기능과 역사를 상세하게 담고 있는 안내서이다. 궁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궁궐을 가장 잘 안다는 내시를 자처한 저자 쏭내관은 궁궐의 박석 하나, 기와 한 장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그 안에 숨겨진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궁궐의 아름다운 멋을 세심하게 짚어낸다. 특히 최근 몇 년 내에 복원된 경복궁의 광화문, 향원정, 덕수궁의 돈덕전 등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 현장을 설명할 때는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면서 우리 궁궐의 애환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궁궐을 통해 역사를 마주하다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입궐 채비를 서두르시옵소서!〉에서는 우리 궁궐에 대한 기본 상식을, 〈2부. 궁궐 대문을 열랍신다!〉에서는 5대 궁궐(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경희궁, 덕수궁)의 대문과 금천에 대한 설명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어 〈3부. 외전영역-주상 전하 납시오!〉〈4부. 내전영역-중전마마납시오!〉〈5부. 후원-시름을 떨치시옵소서!〉에서는 궁궐을 각 영역별로 구분하여 시대와 기능별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저자는 단지 궁궐의 기능적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임진왜란을 비롯한 조선시대의 굴곡진 역사와 일제강점기에 철저하게 파괴되고 왜곡되어진 궁궐의 아픔을 통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미처 망각했었던 가슴 저린 역사의 진실까지도 전해 준다. 한 권이면 든든한 궁궐 답사 안내서 궁궐에 가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봐야 할지가 고민이다. 각 궁궐 건물별로 만족할 만한 설명을 듣기도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궁궐에 가도 그저 외관의 아름다움만 감상하고 오는 경우가 많다. 독자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쏭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 6부에는 ‘쏭내관과 함께하는 궁궐 답사’를 수록했다. 궁궐의 입구에서부터 마지막 문을 나오기까지, 현존하거나 복원된 건물은 물론이고, 궁궐에서 만나는 수많은 편액들, 지금은 잔디밭으로 덮여 있는 궁궐의 옛 건물 터까지 안내 가이드북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상세한 설명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단지 눈으로만 보는 궁궐 답사가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진정한 궁궐 답사가 가능하도록 꾸몄다.

여는 글 1부. 입궐 채비를 서두르시옵소서! 1장. 만백성을 위한 궁궐이옵니다 ㆍ 궁궐이란 무슨 뜻일까? ㆍ 임금은 한 명인데 궁궐은 왜 여러 개일까? ㆍ 서울의 4대문, 5대 궁궐 그리고 종묘사직 ㆍ 궁궐의 구조 살펴보기 ㆍ 궁궐의 건물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2장. 궁궐의 역사는 조선의 역사이옵니다 ㆍ 조선 최고의 궁궐, 경복궁 ㆍ 조선 후기의 정궁, 창덕궁 ㆍ 치욕의 역사를 말해 주는 창경궁 ㆍ 완전히 사라질 뻔한 궁궐, 경희궁 ㆍ 덕수궁의 진짜 이름, 경운궁 ㆍ 왕실 가족의 휴식 공간, 후원 3장. 종묘와 사직을 보존하소서 ㆍ 왕실의 사당, 종묘 ㆍ 토지·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던 곳, 사직단 2부. 궁궐 대문을 열랍신다! 1장. 해태의 노고를 치하하노라 ㆍ 궁궐의 입구이자 청렴결백의 상징 ㆍ 원래 자리를 찾아가는 해태상 2장. 경복궁의 대문과 금천 ㆍ 경복궁의 정문, 광화문 ㆍ 콘크리트로 만든 가짜 광화문 ㆍ 살아나는 경복궁의 궁성 ㆍ 동십자각과 서십자각 ㆍ 경복궁의 4대문 - 건춘문, 영추문, 광화문, 신무문 ㆍ 흥례문의 부활 ㆍ 제자리를 찾은 경복궁 영제교 3장. 창덕궁의 대문과 금천 ㆍ 오랜 세월 조선왕조를 지켜온 돈화문 ㆍ 600년이 지나도 튼튼한 창덕궁 금천교 4장. 창경궁의 대문과 금천 ㆍ 학이 날아오르는 형상, 홍화문 ㆍ 자연수가 흐르는 창경궁 옥천교 5장. 경희궁의 대문과 금천 ㆍ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한 흥화문 ㆍ 서울역사박물관 장식물이 된 경희궁 금천교 6장. 덕수궁의 대문과 금천 ㆍ 정문으로 승격한 대한문 ㆍ 사방이 막힌 웅덩이, 덕수궁 금천 3부 |외전 영역| 주상 전하 납시오! 1장. 문무백관을 부르랍신다! - 정전 ㆍ 정전의 기능과 역할 ㆍ 조선왕조의 상징 - 경복궁 근정전 ㆍ 조선 후기 대표 정전 - 창덕궁 인정전 ㆍ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정전 - 창경궁 명정전 ㆍ 되살아난 정전 -경희궁 숭정전 ㆍ 대한제국의 정전 - 덕수궁 중화전 2장. 지혜로운 정치를 하시옵소서! - 편전 ㆍ 편전의 기능과 역할 ㆍ 생각하고 또 생각하라! - 경복궁 사정전 ㆍ 군사 통제 구역에서 풀려난 - 경복궁 집옥재 ㆍ 풍성히 베푸는 정치 - 창덕궁 선정전 ㆍ 슬픈 역사, 반쪽의 복원 - 창경궁 문정전 ㆍ 쓸쓸한 내부 - 경희궁 자정전 ㆍ 고종 황제의 업무 공간 - 덕수궁 준명당, 석어당, 덕홍전, 중명전 3장. 전하께 주청을 올리옵니다 - 궐내각사 ㆍ 궁궐 안 관청, 궐내각사 ㆍ 조선의 인재가 모였던 곳 - 경복궁 궐내각사 ㆍ 복원된 관청들 - 창덕궁 궐내각사 ㆍ 동물원이었던 창경궁 궐내각사 ㆍ 박물관이 된 경희궁 궐내각사 ㆍ 흔적조차 사라진 덕수궁 궐내각사 4부. |내전 영역| 중전마마 납시오! 1장. 전하, 침수 드시옵소서! - 침전 ㆍ 우물 ‘井’자 구조의 침전 - 경복궁 강녕전 ㆍ 강녕전을 헐어 올린 침전 - 창덕궁 희정당 ㆍ 온돌이 없어진 침전 - 창경궁 환경전 ㆍ 그림 속에 남은 대전 - 경희궁 융복전 ㆍ 의문의 화재 - 덕수궁 함녕전 2장. 내명부의 기강을 바로잡으소서! - 중궁전 ㆍ 중궁전의 주인, 중전마마 ㆍ 가장 깊숙한 궁전 - 경복궁 교태전 ㆍ 황후의 침전 - 창덕궁 대조전 ㆍ 중전마마의 쉼터 - 창덕궁 경훈각 ㆍ 연못을 갖춘 중궁전 - 창경궁 통명전 ㆍ 사진만 남은 중궁전 - 경희궁 회상전 ㆍ 후궁이 살았던 중궁전 - 덕수궁 즉조당 3장. 대비마마 드셨사옵니다 - 대비전 ㆍ 대비마마가 기거했던 대비전 ㆍ 아름다운 꽃담이 있는 곳 - 경복궁 자경전 ㆍ 사라진 대비전 - 창덕궁 함원전 ㆍ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대비전 - 창경궁 자경당 4장. 세자 저하 납시오! - 동궁전 ㆍ 세자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동궁전 ㆍ 팔려간 동궁전 - 경복궁 자선당, 비현각 ㆍ 황실의 감시처가 된 동궁전 - 창덕궁 중희당 ㆍ 내의원이 된 세자의 교실 - 창덕궁 성정각 5장. 선대왕의 넋을 기리소서 - 빈전과 선원전 ㆍ 선대왕들의 초상화를 모셔놓은 선원전 ㆍ 왕실의 슬픔이 묻어 있는 태원전 ㆍ 국립민속박물관이 들어선 자리 - 경복궁 선원전 ㆍ 하나의 궁궐에 두 곳의 선원전 - 창덕궁 선원전 ㆍ 영조의 초상화를 모셨던 곳 - 경희궁 태녕전 ㆍ 대한제국과 함께 사라진 선원전 - 덕수궁 선원전 6장. 역사의 희로애락이 담긴 궁궐이옵니다 ㆍ 경복궁 흥복전 주변의 전각 - 집경당, 함화당 ㆍ 궁궐 안 작은 궁궐 - 경복궁 건청궁 ㆍ 후궁의 삶이 깃든 곳 - 창경궁 영춘헌, 집복헌 ㆍ 황실 가족의 마지막 보금자리 - 창덕궁 낙선재, 석복헌, 수강재 ㆍ 근대화의 상징 - 덕수궁 석조전 5부. |후원 영역| 시름을 떨치시옵소서! 1장. 경복궁의 후원 ㆍ 잡상이 열한 개나 있는 경회루 ㆍ 구중궁궐 작은 인공산 - 아미산 ㆍ 아담하지만 웅장한 - 향원정 ㆍ 신무문 밖 후원 지역 - 경무대, 내농포 2장. 창덕궁의 후원 ㆍ 물에 발을 담근 나그네의 모습 - 부용정 ㆍ 후원 내 도서관 - 어수문, 주합루, 서향각 ㆍ 과거시험의 무대 - 영화당, 춘당대 ㆍ 효명세자가 책을 읽었던 - 의두각, 기오헌 ㆍ 늙지 않게 하는 문과 연꽃이 아름다운 곳 - 불로문, 애련정 ㆍ 궁궐 안 아흔아홉 칸 양반 집 - 연경당 ㆍ 한반도 모양을 한 연못 - 관람지, 관람정, 승재정 ㆍ 정자 속의 정자 - 존덕정, 폄우사 ㆍ 티 없이 맑은 물 - 청심정과 돌거북 ㆍ 후원의 꼭대기 - 능허정, 취규정 ㆍ 시간이 멈춘 곳 - 옥류천 일대 3장. 창경궁·경희궁·덕수궁의 후원 ㆍ 풍년을 기원하던 곳 - 창경궁 춘당지 ㆍ 인재들을 만나는 곳 - 창경궁 함인정 ㆍ 누에와 관련 깊은 곳 - 창경궁 관덕정 ㆍ 창경궁 후원의 대온실 ㆍ 경희궁의 유일한 후원 - 황학정 ㆍ 고종 황제의 커피 향이 느껴지는 - 덕수궁 정관헌 ㆍ 대한제국의 영빈관 - 덕수궁 돈덕전 6부. 쏭내관과 함께하는 궁궐 답사 1장. 경복궁 2장. 창덕궁 3장. 창경궁 4장. 경희궁 5장. 덕수궁

지금 서울의 지도를 보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그리고 경희궁까지 무려 5곳의 궁궐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어느 시대든 임금은 한 명인데, 왜 궁궐은 다섯 개나 될까요? 분명히 임금님은 한 명입니다. 그런데 한 나라 최고 통치자의 공간이 단 하나뿐이라면 왠지 불안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궁궐이라도 전염병이나 화재 등이 날 수도 있으니까요. - 〈임금은 한 명인데 궁궐은 왜 여러 개일까?〉 중에서 요즘이야 집안 정원을 만들 때 잔디를 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잔디는 집안 조경보다는 주로 무덤을 덮는 데 사용했다고 해요. 그럼 지금 궁궐에는 왜 이렇게 잔디밭이 많을까요? 그 이유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궁궐 건물이 대부분 헐리고 팔려나갔기 때문이에요. 일본인들은 그 빈터를 잔디로 덮어버립니다. 공원처럼 만든 거죠. 우리 입장에서는 건물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무덤을 덮는 잔디가 깔린 것이니 마치 궁궐의 무덤 같은 느낌인 겁니다. 너무 안타깝고 슬픈 일이죠? - 〈궁궐의 건물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중에서 태조 이후 아들 태종과 손자 세종대왕으로 이어지면서 경복궁 안에는 더 많은 건물들이 세워졌고 경복궁은 조선의 법궁으로서 발전합니다. 하지만 위기도 있었어요. 불행히도 명종 때인 1553년, 경복궁은 150년 만에 큰 화재로 인해 대부분의 건물이 잿더미로 변합니다. 다행히 다음 해인 1554년에 거의 모든 건물들이 복구되지만 경복궁의 우여곡절은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이후에도 궁궐의 운명을 바꾸는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요. 특히 임진왜란은 매우 큰 사건이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면서 경복궁은 완전히 불타버리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 〈조선 최고의 궁궐, 경복궁〉 중에서 태조 임금이 조선을 건국할 당시만 해도 궁궐은 경복궁이 유일했습니다. 앞서 설명했지만 비상 사태를 대비해 궁궐은 반드시 두 곳 이상 있어야 합니다. 그러던 중 태조의 아들 태종 때 경복궁의 동쪽에 창덕궁이 완공됩니다. 초기 창덕궁은 경복궁을 보조하는 역할 정도로 작은 규모의 궁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창덕궁을 건설한 태종은 경복궁보다는 창덕궁에서 더 많은 시간을 지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의 시대에 만든 궁궐이니 정이 더 많이 가지 않았을까요? - 〈조선 후기의 정궁, 창덕궁〉 중에서 창경궁도 여느 궁궐처럼 일제강점기에 철저히 파괴됩니다. 그래도 다른 궁궐은 이름이나 보존하였지만 창경궁은 ‘창경원’이란 공원의 이름으로 바뀌면서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전락합니다. 일제는 1907년 창경궁 남쪽 궐내각사 영역의 모든 건물을 헐어버리고 그곳에 원숭이, 코끼리, 호랑이 우리를 만들죠. 동물원이 된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창경궁 후원에 있는 아기자기한 작은 연못들을 합쳐 거대한 호수로 만들고 그 주변을 식물원으로 만들어요. 그리고 궁궐 곳곳에는 일본의 국화인 사쿠라(벚꽃)를 심었습니다. - 〈치욕의 역사를 말해 주는 창경궁〉 중에서 경희궁의 몰락은 본격적인 일제강점기가 시작되면서 가속도가 붙게 됩니다. 일본인들은 이곳에 자신들의 학교를 짓고, 건물을 헐고 도로를 만들었습니다. 그나마 남아 있던 건물은 대부분 다른 곳으로 팔아버렸고요. 심지어 회상전은 1911년부터 10여 년 동안 일본인 학교 기숙사로 쓰였고, 정문인 흥화문은 남산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의 사당 정문으로 사용됩니다. 그 후 호텔 정문으로 사용되다가 근래 경희궁 터 근처로 다시 옮겨졌지요. 이렇듯 조각조각 해체되어 팔려나간 경희궁은 결국 1920년대에 일부 담벼락만 조금 남긴 채 완전히 분해되었습니다. - 〈완전히 사라질 뻔한 궁궐, 경희궁〉 중에서 일제강점기에 계속해서 독립의 의지를 내세웠던 고종 황제가 불편했던 일제와 친일파들은 고종을 강제로 은퇴시키고 경운궁에서 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었어요. 거의 24시간을 감시했던 거죠. 그리고 친일파들은 은퇴한 고종에게 ‘덕수’라는 존호(존경의 뜻으로 올리는 이름)를 올립니다. 덕수는 한자로 ‘오래오래 살다’라는 뜻이 있어요. 그 뒤로 고종을 ‘덕수전하’라 불렀고, 고종의 궁궐인 경운궁은 자연스럽게 덕수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일제가 우리 국권을 불법으로 강탈했기 때문에 덕수란 이름 역시 사용해서는 안 되고, 덕수궁 역시 원래 이름인 경운궁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 〈덕수궁의 진짜 이름, 경운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