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도가요
-제4편 전라도의 노래 “목포의 눈물”이야기 中
O.K레코드社 ‘이철’ 사장은, ‘이난영’을 주목하고 마음의 결심을 확고히 굳히게 된다.
드디어, ‘손목인 작곡, 고복수 노래’로 확정되어 있던 회심의 역작 ‘갈매기 우는 항구’의 취입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영업전략 면에서도 매우 위험한 도박임에 틀림없었다. 왜냐하면, ‘고복수, 손목인’은 ‘타향살이’의 힛트 이후 환상의 커플로 불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갈매기 우는 항구’는 그 후속 곡으로 계획된 노래이기도 했고. 이런 상황에서, 최고의 스타 ‘고복수’의 후속곡 계획을 취소한다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었고, 어리석음의 극치였을 것이다.
이런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차곡차곡 진행시켜 나가는 ‘이철’사장은, 확실히 음반제작과 흥행의 귀재였다. ‘문일석’시인과의 협의 하에, 당선작 ‘목포의 사랑’을 ‘목포의 눈물’로 바꾸고, ‘갈매기 우는 항구’의 멜로디에 ‘목포의 눈물’을 접합(接合)해서, 새로운 가요곡을 만들어 낸다. 그 음악위에 이난영의 ‘한(恨)실은 비음(鼻音)’이 얹혀 진다.
우리나라 가요사에 길이 빛날, 명작(名作)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1935년 9월, 민족의 노래 ‘목포의 눈물’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제6편 평안도의 노래 “한 많은 대동강”이야기 中
그렇다면 가수 손인호(본명,손효찬-녹음감독)는 영화인일까? 가수일까?
영화계 인사들은 대종상을 비롯, 무려 다섯차례나 상을 거머쥔 손효찬 감독을 당연히 ‘영화인’으로 여긴다.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힛트곡이 있어도 노래하질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으니까. 심지어 1世代 가요평론가 ‘황문평’ 선생조차도, 손인호가 직접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고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
그렇다면 그분은 천상! 영화 녹음감독 ‘손효찬’ 즉 ‘영화인’이라는 얘기가 된다. 더구나, 1980년대 중반까지도 영화 녹음일을 계속하셨다고 한다. 영화인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쯤 되면! 선생님은 영화인 DNA를 갖고 계신 겁니다!”
그러나! 가요계 인사들의 생각은 크게 달랐다.
‘손인호’ 선생은, 해방 후 중국 장춘에서 귀국하셨는데, 그때 이미 목표를 갖고 귀국하셨다는 얘기다. 평양에서 열린 ‘관서콩쿨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는데, 심사위원이 노래를 권유했다는 것이다. “너 노래해! 노래로 성공하려면 남한으로 가야 되. 남쪽으로 가!” 이런 권유로 가수가 되기 위하여, 목숨을 걸고 월남(越南)을 하게 된 거라고 한다.
그리고, KPK 악단에서 가수생활을 했고, 6.25를 전후해서 녹음기사로 일을 했다. 6.25전쟁 때는 ‘군 예대(軍 藝隊)’에 입대하여 '군번 없는 용사'로 전쟁터를 누볐다.
가요인들은 힘주어 말한다!
“이쯤 되면 손인호 선생님은 태생부터 가수라고 해야 맞지 않습니까?”
가요계에서는 ‘가요인(歌謠人)’이라 우기고, 영화계에서는 ‘영화인(映？人)’이라 맞받아치고! 곱씹어 생각해 볼수록 흐뭇한 다툼이다. 이런 다툼이야 말로 우리나라 대중문화 예술의 꽃을 피우는 거름이 될 것이다.
*시대가요
-제3편 1960년대의 노래 “동숙의 노래”이야기 中
어느 날 늦은 시각!
평소 좋은 관계로 잘 지내오던 간수(看守)가 와서, 잡지책을 한권 넣어준다. 당시 최고로 인기가 높던 주간지(週刊誌)였기에, 웬만큼 지난 날짜여도 고마운 건 매 한가지였다.
감사한 마음으로 낡은 주간지를 펼쳐 든 동숙의 손끝이 잔잔히 떨렸다. 너덜너덜한 책장 중에 정성껏 접어놓은 쪽이 있었다. 그것은 간수의 배려였다.
동숙은 호기심에 그쪽을 먼저 펼쳤다. 휘둥그래진 동숙의 눈에 불꽃이 일어났다. 펼쳐진 쪽엔 보란 듯한 광고하나가 떡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여성생활 체험수기 공모”
동숙의 머릿속은 이미 글의 구도가 잡혀가고 있었다.
‘체험수기! 그렇다면 너의 얘기, 나의 얘기, 우리의 얘기를 들려주자.’
가난한 농가의 맏이, 구로공단 여공, 소설가의 꿈, 국어선생님의 꿈!
그리고, 야학, 학원, 첫사랑, 배신, 복수... 허무...
차근히, 담담하게 그대로를 또박또박 담기로 마음먹는다.
다행히 응모날짜 안에 수기 한편을 완성했고, 간수의 도움으로 무사히 응모하게 되었다.
이글은, 그해 ‘여성생활 체험수기 공모’에서 큰상을 수상했다.
이런 사연이 알려지면서 장안의 화제가 되었고, 수기를 본 대중가요 작사가 ‘한산도’ 선생은 수기 대상수상자 ‘동숙’의 이름을 넣어 ‘동숙의 노래’라는 글을 썼다. 명콤비 작곡가 ‘백영호’ 선생께 보내진 이글은 훗날, 대한민국 여성들을 위로하는 최고의 노래로 만들어 진다.
-제5편 시대전환가요 “나 어떡해”이야기 中
그건 그렇고! 하늘은 중요한 일을 이렇게도 빚어 내나 보다.
1973년, 서울대학교 ‘샌드페블스’는 팀의 후배를 뽑지 않았다.
73학번 신입생 중에는 인재가 없다는 이유였다. 선배들은 한해를 묵혀 2년 만에 74학번 신입멤버들을 뽑았다. 김창훈이 포함되 있던 5대 샌드페블스였다.
이런 기상천외한 상황에서 ‘나어떡해’ 탄생의 진짜주인공 ‘남충희’가 등장한다. 샌드페블스의 매니저 역할이었다. 그때의 거침없는 질타가 대한민국 대중가요계에 일대 혁명을 몰고 오게 된 것이다.
“우리들의 감정을 실어서, 우리들의 인생을 담은, 우리들의 노래를 해야 한다!”
외국곡 연습에 몰두하는 후배들을 향한 지적이었다.
며칠후, 1학년 신입멤버 김창훈이 곡을 들고 왔다.
촌스러웠다. ‘나 어떡해 라니... 뭘 어떡해... 난 어떡하라고!’
하지만 남충희는 신입멤버 김창훈의 창작열을 크게 칭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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