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 북으로 만나는 작은 전시회》는 아트인데코의 이상과 〈컬렉터의 외도: 감춰온 폴더_023〉 전시가 보여준 취향이 하나로 합쳐진 책이다. 전시에 소개되었던 우리가 소장한 이미지로만 구성하기는 아쉬워 다양한 출처에서 공들여 모아 온 이미지를 함께 수록했다. 펀딩, 기획, 디자인을 비롯한 책을 만드는 과정의 모든 일들을 아내가 도맡아 했다. 그래서 이 책의 제작에서 나는 이방인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책의 출간으로까지 이끌어준 나의 아내에게 감사드린다. =〉 이돈수 아래 후기 모음 귀한 자료가 담긴 도록이랑 노트, 엽서, 책갈피, 정리용 파일이 고급스러워서 감동을 받았습니다. 작가 김유성님의 정성이 담긴 편지는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동안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책을 받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장 한장 그림 퀄리티가 너무 좋고, 색깔이나 디테일이 섬세하고, 두께도 두꺼워요. 포스터로 한장씩 뜯어 사용하려 했는데 책 자체로 너무 아름답고 귀해서 찢기 아쉬운 마음까지 듭니다.ㅜㅜ 같이 주신 공책도 아름답고 견고해요. 고생 참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이런 책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천천히 잘 감상하겠습니다. 이렇게 정성껏 잘 만들어진 책이라니 감동입니다. 오랜 세월 컬렉팅해 온 그림들이라는 데에 한번 더 큰 감동 받았구요. 소장하신 그림들 또 다른 책으로 만날 기회가 생기길 기대해 봅니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무슨 그림이 나올지 기대되는 책이에요. 매우 세세한 부분도 잘 보일만큼 인쇄 퀄리티가 좋네요:) 그림 앞쪽에 창작자님의 배경이야기를 읽고서 그림들을 보니 더 애정이 가는 듯 합니다. 다음 프로젝트도 기대됩니다! 빈티지한 그림들이 하나같이 다 너무 예뻐요!!! 정성가득히 잘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물로주신 무하노트와 파일도 넘 감사합니다~~ 다음 펀딩도 기획하신다면 응원하고 기대하겠습니다! 다양한 시리즈로 만들어 주세요!^^

컬렉터의 아내 이야기 6 컬렉터 이야기 22 그림 28 그림 목차 372 작가 소개 380

남편이 컬렉터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배낭을 메고 유럽으로 떠난 신혼여행 때였다. 긴 데이트 기간 동안 한마디 언급도 없었으니, 난 속았다. 사실 컬렉션은 돈 많은 회장님들이나 하는 호사로운 취미이지, 우리 같은 평범한 소시민의 취미가 될 수 있다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신혼여행인 데다 첫 유럽 여행이기도 해서 잔뜩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시작부터 산산조각이 났다. 자고로 신혼여행이란 아름다운 곳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닌가? 둘이서 미래를 설계도 하고 말이다. 물론 배낭여행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했지만 12시간 직항을 두고 28시간을 둘러 가는 저가 항공을 타면서부터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었다. 젊은 시절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까짓 28시간 여정, 가격만 싸면 괜찮지 뭐' 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비행기에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시간의 연속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었다. 중략 ~ 아침부터 나를 위한 코스라며 박물관 순례를 했고, 그렇게 강행군을 하고 나면 간단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서 곧바로 고서점과 벼룩시장을 돌아다녔다. 한 집에 들어가면 고서와 옛날 엽서들 그리고 사진들을 보는 데 기본 30분에서 1시간이 걸렸다. 너무 예쁘지 않냐는 경의에 찬 남편의 말에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고 묻고 싶을 만큼 감흥이 없었다. 단 한 번도 그런 쪽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던 터였다. 그나마 남편이 책을 보고 지도를 보는 동안 쉴 수 있다는 안도감에 책방에 들어서면 의자부터 찾았다. 한 집에서 나오면 다음 집으로 또 그다음 집으로, 그렇게 돌아다니며 절약한 여행 경비는 모조리 한국 관련 고지도와 옛 자료들을 사는 데 써버렸다. 그러고는 저녁이 되면 또다시 패스트푸드나 특가로 제공되는 '오늘의 메뉴(menu del dia)'를 찾아다녔다. 예상치도 못한 여정이었다.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지만 혀끝에선 ‘이런 미친놈, 이런 미친놈’이란 말만 맴돌았다. 중략 ~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컬렉터의 아내로서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여전히 아끼고 절약하는 생활은 고되었지만, 고지도에도 고서적에도 옛 사진들에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쳐다도 보고 싶지 않은 흉물이 아니라 가져오면 함께 즐길 정도는 된 듯했다. ‘이 돈이면 맛있는 것을 먹고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참아줄 만했다. 장을 볼 때면 가장 싼 고기와 시들어가는 떨이 채소를 사고 외식은 패스트푸드가 전부였지만 크게 불만을 갖지 않았다. 그렇게 나 역시 서서히 그 삶에 물들어갔고 어느새 남편과 같이 “이건 너무 좋은 지도인데 진짜 싸게 구했네” “와! 어떻게 구한말 사진이 스페인까지 오게 된 거지?”라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