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직까지 세계적으로도 소개되지 않은 스페인 중세 알레고리 문학작품들을 수집, 번역하여 스페인 고전 서사문학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구 중세문학사에 있어 알레고리는 세비야의 현자 이시도로 주교가 그의 저서 《어원론》에서 언급했듯이 그 개념 자체 속에 ‘픽션’이라는 의미를 이미 내포하고 있다. 한편 그 방법에 있어서는 몇 가지 전형적 전개 패턴과 인물 유형들이 정형화되어 있는 만큼 현재의 픽션과 매우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즉 중세 알레고리는 주로 몇 가지 단순화된 상징적 인물을 내세워 그들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나 논쟁으로 구성된다. 작품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인물의 숫자나 내부 에피소드의 시공간적 역동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당시 알레고리 문학은 고등 교육의 혜택을 받은 특정 지식계층을 위한 표현 매체였기 때문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현학적인 상징이나 난해한 표현 구도가 극대화되는 경우가 자주 관찰된다. 스페인 중세 알레고리가 실질적으로 아주 매우 오랜 세월에 걸쳐 광범위하게 통용되었던 문학의 한 조류였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현존 작품들은 상당 부분이 시대적으로 13세기와 15세기 사이에 집중된다. 문헌학적 관점에서도 실제 분석 대상인 작품의 수가 실존했던 수에 비하여 극히 제한적인 만큼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전제가 설정되어 있다. 첫째, 스페인 중세 지성 문학의 핵심적인 문체인 알레고리를 체계적으로 파악한다. 그 표현 방식과 문학 방법론에 대하여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서구 고전 속에 기록된 사상, 정치, 사회,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적 체계를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구하기조차 어려운 희귀 원문 텍스트에 대한 번역은 지나친 확대 해석을 최대한 자제하고 원문 그대로 옮기는 것에 초점을 둔다. 셋째, 서구 고전문학 연구를 위한 실질적 기초자료 확립 모색에 이 책의 의의를 둔다. 세 가지 전제조건을 바탕으로 1부에서는 스페인 중세 알레고리 작품에 대한 분석과 학자들 사이의 이론을 살피고 있다. 2부에서는 주요 알레고리 작품을 아홉 편 선별하여 원문 번역을 시도하였다.

책머리에 1부 1장 서문 1. 스페인 중세 알레고리의 가치. 2. 스페인 15세기 인문주의와 알레고리 문학 3. 15세기 알레고리 픽션 4. 주요 알레고리 작품 2장 사랑의 해석론: 정신과 육체의 주도권 다툼 1. 영혼과 육체의 논쟁 2. 사랑의 논증, 그리고 물과 술의 논쟁 3. 사육제와 사순절의 논쟁 4. 육체와 영혼의 대결 5. 사랑에 반감을 갖고 마시아스가 지은 가요 6. 꿈 7. 사유의 정원 8. 사랑들의 전쟁 3장 사회계층 간의 분화와 대립 1. 엘시드의 노래 2. 엘레나와 마리아 3. 질문 4. 세 가지 색상들의 대화 5. 라 셀레스티나 4장 선과 악의 상대적 표현에 반영된 정치성 1. 카스티야의 후안 2세의 탄생에 바치는 글 2. 오만과 신중의 논쟁 3. 폰사의 희극 4. 운명의 미로 5장 과거와 현재의 충돌: 새로운 윤리관의 생성 1. 마시아스가 자신의 현실을 한탄하며 지은 가요 2. 트로바도르들을 비평하기 위해 비야산디노가 지은 데시르 3. 페로 로페스 데 아얄라의 답변 4. 알폰소 알바레스가 엔리케 왕이 톨레도에서 임종했을 때 기록한 데시르 5. 에스트레야 디아나에 바치는 글 6. 일곱 선덕에 바치는 글 7. 명성의 승리 2부 주요 작품 번역 1. 영혼과 육체의 논쟁 2. 육체와 영혼의 대결 3. 사랑의 논증, 그리고 물과 술의 논쟁 4. 사랑에 반감을 갖고 마시아스가 지은 가요 5. 마시아스가 자신의 현실을 한탄하며 지은 가요 6. 알폰소 알바레스가 엔리케 왕이 톨레도에서 임종했을 때 기록한 데시르 7. 트로바도르들을 비평하기 위한 주장과 질문을 담아 비야산디노가 지은 데시르 8. 세 가지 색상들의 대화 9. 사랑들의 전쟁 맺음말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