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난타공연 4 민낯의 살아온 날 거울 8 책머리에 18 염주목걸이 20 나의 희망 22 출가 24 전생 26 귤껍질 28 깨인지 풀인지 30 난타공원 32 불꽃놀이 34 사고뭉치 선생님과 아이들 36 산 경전 38 불심검문 40 소의 변명 42 야옹이와 아옹다옹 44 옹기함지박 46 재로 변한 스승의 난닝구 48 오 맙소사! 50 딸딸이 시승식 Ⅱ. 소나기 54 바람이 그리운 날 56 그녀 58 떠돌이 스님 60 목탁새 62 종이와 볼펜으로 담근 김치 64 스승님의 막춤 66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68 소나기 70 내 별은 언제 그 별이 될래 72 내 존재의 자리 74 도둑과 홍시감 76 전혜린의 머리 78 미역귀와 양푼 밥 80 자전거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82 백숙잔치 84 자연의 소리를 들어야지! 88 떠나버린 기차 92 갈고리와 삶은 달걀 Ⅲ. 흰 고무신 96 어디 먹을 것이 없어서 98 당신 북에서 왔어? 100 옳소교에 빠진 나 102 트렁크 속의 보물 104 귀신과 함께 106 불발된 꿈 108 소녀와 편지 112 단잠을 깨운 방해꾼 114 저녁 밥상 116 틀니 118 흰 고무신 122 감에 대한 애도 124 그 해 여름 128 도둑과의 대화 132 된장이 왜 거기 있어? 134 지네와의 동침 138 마이크 시험 중 140 내 텃밭에 은하수를 뿌려놓았네 142 앗 기름! Ⅳ. 교무는 나의 운명 148 오 법신불사은이시여! 150 그 강물에 몸을 적셨다 152 첫 취재의 추억 154 교무는 나의 운명 158 아버지의 작별인사 160 엄마의 룸메이트 162 아름다운 도형씨 164 잔인하십니다! 166 변산의 바람 168 5백 만 원의 비밀 170 공칠이가 따로 없지 172 멧돼지 일가족 174 아 그랬는가? 176 별밤지기 178 산골의 무법자 180 뱀의 눈빛 184 산 곁에서 산이 그립다 186 신기한 자취 Ⅴ. 제 멋에 겨워 흥~ 190 삶의 쉼표가 필요하다 192 제 잔이 넘치나이다 194 조급해하지 말아요 196 숨은 빛깔로 198 잠깐 멈춰요 200 제 멋에 겨워 흥~ 202 생명의 보물창고 204 찔레꽃, 그리고 일상 206 지금 이 순간 208 비움과 채움 210 겨울 풀처럼 214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216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선물 220 불량품 222 영모묘원에서

p.66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영산선원으로 떠나던 날, 나는 두 권의 책을 가방 속에 챙겨 넣었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지와 사랑》. 그리고 전혜린의 산문집인《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다. 출가를 결심하던 날 아끼던 책마저 모두 미련 없이 버리고 떠나자고 다짐에 다짐을 했던 터다. 그러나 끝내 두 권의 책만큼은 버리지 못했다. 내 젊은 날의 영혼을 격렬하게 흔들었던 두 작가의 책이었기에 그만큼 이별하기가 쉽지 않았다. p.72 ？？내 존재의 자리？？ 많은 시간이 흐르고, 나는 자아를 찾아가는 순례자가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 그 길 위에서 방황하고 있지만, 그때 청춘의 한 가운데서 체험한 그 평화의 순간이 바로 내 존재의 자리요, 생명의 원점인 것을 알아가고 있다. p.84 ‘자연의 소리를 들어야지？？ ？？수행자는 가난해야 도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며 선택된 가난과 무소유의 삶을 역설하시던 스님은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수행자의 길을 걷는 내게 늘 경종을 울리는 스승이요, 닮고 싶은 선배이기도 하다. p.108 ？？소녀와 편지？？ ？？글 쎄~진아, 교무님은 여러 사람들의 교무님이지?？？ ？？응？？ ？？진이의 엄마가 되면 여러 사람들의 교무님이 될 수 없을 텐데. 그래서 교무님은 그냥 교무님이라고 부르면 좋겠어.？？ 소녀는 ？？피이？？하고 입을 삐죽거렸다. 그 큰 눈엔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나는 말없이 소녀를 꼭 안아주었다. 내 가슴도 촉촉하게 젖고 있었다. 소녀가 떠난 뒤에야 나는 후회했다. 그냥 엄마라고 부르게 할 것을. p.200 ？？제 멋에 겨워 흥!~？？ 멀리서 중계터널을 지나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하섬의 달빛어린 솔향기를 싣고 온다. 그 향기 속엔 근원을 사모하는 이의 그리움이 배어있다. 산은 바다를 연모하고 바다는 산을 연모하여 수행자의 그리움을 키워주는 이곳에서 나는 오늘도 ？？제멋 에 겨워 흥!？？ 하며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