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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 한인의 베트남 정착과 초국적 삶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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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동남아시아사
저자 채수홍
출판사/발행일 눌민 / 2021.11.12
페이지 수 344 page
ISBN 9791187750499
상품코드 354284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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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내용
베트남 한인의 삶을 통해 본 한인 사회 정착사 베트남 한인의 정착 과정과 사회경제적 분화, 한인과 베트남인이 벌이는 정체성의 정치를 심도 있게 분석한 『동남아 한인 연구 총서 2 베트남: 한인의 베트남 정착과 초국적 삶의 정치』는 『동남아 한인 연구 총서 1 필리핀: 한인 이주의 역사와 발전, 그리고 정체성』에 이은 “동남아 한인 연구 총서”의 두번째 책이다. 이 책은 베트남으로 이주한 한인들의 정착사를 통해 베트남 경제가 지금처럼 발전하기까지 한인들이 해온 역할과 활약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에서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베트남 한인들과의 생생한 인터뷰, 오랫동안 축적해온 자료는 한국과 베트남과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파악하기에 충분하다. 베트남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사람들, 베트남에서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1994년부터 베트남의 도시, 산업, 노동 문화를 연구해온 채수홍 교수가 이번 저서를 통해 베트남에서 사는 한인의 정체성을 한인 사회 내부의 사회경제적 분화와 문화적 특성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였다. 특히,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북부와 호찌민을 필두로 한 남부에 형성된 역사와 사회문화적 특징에 따라 베트남 한인 사회 내에서 문화적 ‘구별 짓기’가 형성되어가는 과정에 관한 기술은 매우 흥미롭게 읽힌다. 초국적 삶을 사는 베트남 한인의 특징 이 책은 베트남으로 이주하여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50인의 인터뷰를 통해 베트남 개혁개방정책에 따른 이주 초기부터 최근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과 LG 가전 공장이 들어서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는 베트남 한인 사회의 변화 과정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는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로 90년대 베트남 개혁개방정책을 계기로 시장경제체제로 빠르게 변화해나가며 외국자본에 의한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한국의 많은 기업이 저임금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베트남 현지에 공장을 짓고 직원을 파견, 이주하였다. 이렇듯 베트남 한인 사회는 아주 짧은 기간에 형성되었으며, 한인의 베트남 이주는 정주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일자리를 찾아 돈을 벌기 위한 일시적인 이주인 것이다. 따라서 베트남 한인의 삶이야말로 지리적, 정치적, 문화적 경계를 가로지르거나 넘어서는 초국적 현상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날로 증가함에 따라 베트남 한인은 양적으로 빠르게 팽창하고 질적으로도 분화될 수밖에 없다. 해외 공관원이나 대기업 상사 직원 등의 주재원, 중소기업의 공장 매니저, 자영업자, 취업 대기자와 실업자, 은퇴자 등이 정치경제적 조건과 사회문화적 실천 행위에 따라 차별화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가족 형태나 사는 지역에 따라서도 따라서도 베트남 한인 사회는 조금씩 다른 양태를 나타낸다. 베트남 한인 사회의 계층에 따른 사회경제적 분화 베트남이 한국과 함께 시장경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베트남전쟁 이후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던 베트남 정부에서 시행한 개혁개방정책을 시행하면서부터다. 80년대를 시작으로 90년대 본격화된 베트남 개혁개방정책(도이머이??i M?i)은 외국자본에 의한 산업화가 진행되며 본격적으로 베트남 한인이 유입되는 계기가 되었다. 1992년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강화되면서 한국기업의 베트남 투자가 급증하였으며 그 결과 한인 사회 규모도 커졌다. 베트남 진출 초기만 해도 베트남 사회는 집 규모나 시설 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골프장, 가라오케, 식당 등 외국인을 위한 위락시설도 매우 초보적인 형태여서 대기업 위주의 투자기업에서 파견되어온 주재원과 노동집약적 소규모 공장을 따라온 현지 노동력을 감독하는 한국인 공장 매니저 사이의 정치경제적 조건과 사회문화적 경험에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았다. “처음 왔을 때는 서비스 아파트가 없어서 말이 호텔이지 조그만 여관에서 지냈다. 공장 사람들이 대부분 다층 주택을 빌려 함께 기숙하던 시절이었으니까. 당시에는 지상사 대부분이 험지 수당을 주었고 쓸 곳도 별로 없어서 몇 년 지나면 월급을 통째로 모아 강남에 아파트를 한 채 살 정도였다. 주재원, 식당 주인, 공장 다니는 사람이 모여 운동하는 모임도 결성하고, 저녁에 집에 모여 카드도 치고 그랬다.” 하지만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투자와 지원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인을 위한 주거환경과 위락시설이 현격히 개선되었다. 외국인을 위한 호텔과 고급 아파트가 생겨나고, 외국산 생필품을 파는 슈퍼마켓도 늘어났다. 또한, 외국인을 위한 가정부나 운전기사는 물론 자녀가 다니는 국제학교도 여럿 설립되었다. 이런 변화에 따라 회사의 지원을 받아 가족과 함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자녀를 국제학교에 보낼 수 있는 주재원과 상대적으로 재정이 열악한 회사에 다니며 회사가 제공하는 기숙사나 사택에 공동거주하면서 월급 대부분을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며 생활하는 공장 매니저와는 생활 면에서 격차가 날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 한인 사회의 급속한 양적 팽창은 주재원, 자영업자, 공장 매니저, 심지어 근근이 생계를 이어나가는 ‘빈곤층’까지 생겨나게 하는 등 일터나 삶터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부터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까지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동질성은 점차 사라지고 사회경제적 격차가 확대되면서 차별적인 집단으로 분화해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한인 학교가 설립되고 거주지가 다양해지고 문화적 서비스 시설에 대한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한인 사회 계층에 따른 사회문화적 분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호찌민 한인 사회와 하노이 한인 사회의 정치 과정 호찌민 한인 사회의 대표성을 둘러싸고 자영업자와 중소규모 기업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인회와 베트남 정부로부터 공식 인가를 받은 주재원 중심의 코참(한인상공인연합회) 사이에서 갈등이 생겨난 것에 비해 하노이 한인 사회는 비교적 평화롭게 잘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가 하노이의 공관원과 주재원 중심으로 이루어진 인구 구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호찌민에 비해 산업화 진행이 늦어 한인공동체의 사회문화적 분화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규제가 엄격한 하노이에 비해 베트남전쟁 이전부터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체제를 경험한 바 있는 호찌민의 소비시장이 호찌민 사회 내에서 ‘구별 짓기’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인구 규모 면에서나 구성원의 다양성 면에서도 호찌민은 사회경제적 분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베트남의 산업화 붐은 북부 하노이와 인근 지역으로 뻗어 나가 여러 업종의 한국계 공장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농촌 지역까지도 공단으로 변신하고 있다. 하노이 한인 사회가 이렇게 급성장하게 된 계기는 삼성의 등장 때문이다. 베트남 북부 지역에 소위 ‘삼성 시대’가 열린 것이다. ‘삼성 효과’는 하노이와 베트남 북부 한인 사회를 전례 없는 속도록 팽창시키면서 주목할 만한 사회문화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은 하노이가 호찌민보다 더 빨리 크고 있고 소비생활에도 거의 차이가 없다. 실제로 큰 투자나 산업은 호찌민이 아니라 하노이다. 삼성과 LG가 북부에 있고 알짜배기 산업은 다 북부로 오고 있다. … 한국인이 돋보이는 곳도 하노이다. 큰 한국기업이 여기에 다 있으니 베트남 사람들이 알아봐 주는 곳도 하노이다. 지금은 한국인 입장에서 보면, 실제로 제대로 된 것을 중심으로 보면 하노이가 호찌민보다 더 크다. 내가 하노이를 좋아해서 그런지 하노이의 성장에 뿌듯하다. 한국인이 일조한 것 같아 자부심도 있고.” 이러한 변화는 하노이 한인 사회가 더 이상 동질성과 품위를 지닌 주재원 중심의 공동체로 유지될 수 없게 될 것을 예견하게 한다. IMF 사태 여파와 삼성, LG 등 대기업의 등장을 계기로 베트남 한인 사회가 양적으로 성장하고 질적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호찌민 한인 사회가 그랬던 것처럼 하노이 한인 사회도 빠르게 사회경제적 분화를 겪으며 구성원 사이의 사회적 거리감도 커질 것이라고 본다. 베트남인과 베트남 한인과의 갈등과 공존을 위한 노력 오늘날 한국은 베트남의 제2 수입국이자 제3 수출국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상태이다. 570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와 7천 개가 넘는 기업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과 한국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경제 협력국인 것이다.(2019년 기준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여기에는 삼성과 같은 초대형업체뿐 아니라 대형 은행, 건설사, 유통업체 등이 포함되어있다. 그리고 이러한 대형업체를 따라 이동해온 하청업체와 부자재 업체, 이들의 식품, 교육, 편의, 유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자영업자까지 치면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인 수가 최소 15만에서 최대 20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자본 기업이 베트남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젊고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 때문이다. 이러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경제의 고속성장과 경제발전에 한인 사회가 일조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들은 민족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베트남인을 타자화시키는 문화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되는 원인으로 베트남인의 문화적 관념과 행동양식 탓으로 돌리는 행태를 부지불식간에 드러내는 것이다. 공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장 매니저는 베트남인이 “청결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잘하고”, “책임감이 없다”라고 비난하고, 마찬가지로 베트남 근로자도 불만이 증폭되면 한인 매니저가 “급하고”, “폭력적이고”, “의심이 많다”라고 하며 부정적 ‘민족성’으로 해석하곤 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오래 살아온 많은 한인이 베트남을 ‘감사의 땅’이라고 말한다. 현지에서 생계를 유지하고, 자녀를 교육하고, 문화적 차별을 거의 느끼지 않으면서 현지인과 함께 살 수 있었다는 점에 위안을 얻고 안도한다. 이처럼 감사하는 감정이 어느 정도 지속될 것인지는 근본적으로 한국 자본의 베트남 투자 추이에 달려있다. 베트남 한인 사회가 형성된 계기와 발전 동력이 모두 한국기업의 이전과 투자에서 비롯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회사에서 법인장으로 보내서 처음 베트남에 온 지 15년이 넘었고, 독립해서 공장을 한 지도 10년쯤 된다. 큰 회사 다니다가 조그만 공장을 하니 자금도 부족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고생 많이 했다. 상황이 어렵다 보니 베트남 근로자들에게 화도 많이 낸다. 한데 돌이켜보면 베트남 근로자들이 싼 임금에 열심히 일해주어 오늘의 내가 가능했다. 성실하게 일을 해주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특히 (일한 지) 오래된 조, 반장들은 내 자식 같다.” 전지구화와 초국가주의의 물결 속에서 타문화와 다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은 청년층 한인 수가 증가하고, 이러한 구성원의 변화는 한인 사회를 이전과는 다른 공동체로 변모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베트남 한인과 현지인의 관계 맺기 양상 또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부류로 분화하면서 지속 가능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변화해가고 있는 환경에서 서로 다른 사회경제적 특징을 가진 베트남 한인이 현지 베트남인과 어떻게 관계 맺고 어떻게 일상에서 협력하고 갈등하는지, 어떠한 문화적 관념을 주고받으며 어떠한 정치 과정을 만들어낼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인들 간의 ‘구별 짓기’가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베트남과 한국 간의 경제적 상생 관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베트남에서 경제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한인의 역할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화해나갈 것이다. 따라서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낀’ 채 초국적 삶을 살아가는 베트남 한인에 관한 연구는 이러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남아 한인 연구 총서를 펴내며 동남아시아는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하는 해외 방문지 1위 지역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동남아 한인 이주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한 사례가 없다 보니 한인 단체는 물론 기관에서조차 축적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 다행인 것은 동남아로의 한인 이주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 초기 이주자들이 생존해 있다는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동남아 한인 사회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육부와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진흥사업단)을 통해 해외한인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총 8명의 학자가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브루나이 등 총 9개국을 직접 방문하여 동남아 한인 이주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 포괄적이면서도 체계적으로 연구하였고, 이에 동남아의 국가별 한인 사회를 총체적이고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동남아 한인 연구 총서”를 발간하게 되었다. “동남아 한인 연구 총서”는 필리핀을 시작으로 내년 2022년 5월 말까지 지난 3년 간 진행해온 한인 사회 연구 프로젝트 결과물들을 순차적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이 시리즈를 통해 한국과 동남아의 사회, 경제, 문화적 상호 발전과 상호 의존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동남아 한인의 삶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목차
머리말 4 서론 베트남 한인 사회 탐색 과정과 관점 1. 들어가며 15 2. 연구 과정과 방법 22 3. 베트남 한인 사회를 조망하는 관점 31 1) 문화와 권력 32 2) 디아스포라와 초국가주의 36 3) 다원적 정체성의 정치학 41 4) 해외 이주노동의 초국적 연구 43 1장 베트남의 역사와 한인 진출 과정 1. 한인의 정착 배경으로서 베트남의 역사와 사회 49 1) 한인의 본격 진출 이전의 베트남과 개혁개방정책의 시행 배경 53 2) 개혁개방정책의 가속화와 한인의 등장 67 3) 베트남 개혁개방의 양면성과 한인공동체 75 2. 한-베트남 관계와 베트남 한인의 개황 84 2장 베트남 한인의 정착사와 세대별 분화 1. 원로 102 2. 개방 초기 세대 115 3. IMF 직후 세대 127 4. 2000년대 이후 세대 135 3장 베트남 한인의 사회경제적 분화와 문화적 특징 1. 주재원 150 2. 자영업자 167 3. 공장 매니저 177 4. ‘빈곤층’ 197 4장 한인 사회의 사회경제적 분화와 정치 과정 1. 호찌민 한인 사회와 비교되는 평화로운 하노이 한인 사회 209 1) 주재원 중심의 품위 있는 하노이 한인 사회 214 2) 주재원 중심의 하노이 한인 사회의 변화 226 2. 한인 사회의 정치 과정 240 3. 한인 사회 정치 과정의 변화를 추동하는 요인들 261 5장 베트남 한인의 현지인과의 관계와 정체성 1. 한인과 베트남인의 상호인식과 갈등 279 1) 민족적 위계에 대한 상이한 인식 279 2) 일터와 삶터에서의 갈등과 공존 290 2. 한인과 베트남인의 관계 및 상호인식의 변화 299 1) 한인의 사회경제적 분화, 베트남인과 관계 맺기 양상, 그리고 편견 299 2) 한인과 베트남인의 관계 맺기와 상호인식 변화 311 결론 베트남 한인공동체의 미래 319 참고자료 330 찾아보기 340
본문중에서
이 저서는 베트남 한인을 사회문화적으로 동질적인 집단으로 묘사하며 “이들은 이러저러하다”라는 식으로 정형화하면서 ‘같음’을 강조하는 이해에 머무르지 않는다. 한인 사회 내부의 ‘다름’을 함께 조명하여 한인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삶을 포착하려는 시도이다. […] 베트남인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베트남 한인 사회 내부에서도 구성원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 상생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7쪽 근대사의 결정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의 통일 이후 사회주의로의 이행 실패와 구소련을 비롯한 공산주의 국가의 몰락은 한국과 베트남이 시장경제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형성시켰다. 또한, 현재의 베트남 한인 사회가 만들어지는 계기를 제공하였다. 52~53쪽 베트남이 노동집약적 산업의 세계적 생산기지로 발돋움함에 따라 세계생산체계에서 저가 생산품의 주요 공급자 역할을 담당해온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날로 증가한 바 있다. 그 결과 베트남 한인 수도 늘고 한인 사회 규모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역사적 궤적과 정치경제적 현실 때문에 베트남 한인의 삶은 베트남 사회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와 분리해서 이해될 수 없다. 한국기업과 한인은 베트남 경제에 공헌하고 있는 조력자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베트남의 노동 문제와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주체, 대외 의존을 심화시키는 외국자본, 민족감정을 자극하는 외국인으로 간주될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 84쪽 베트남에 최초로 공식 투자한 기업은 푸토성에 진출한 방림방적이지만, 개혁개방 초기 세대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은 북부의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 남부의 신발업체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다. 베트남 고위인사들과의 인연으로 수도인 하노이에 먼저 기반을 다진 김우중 회장은 수교 전인 1991년에 하노이에 진출해서 한인의 베트남 도시개발사의 이정표를 찍은 대우호텔을 비롯하여 자동차, 화학, 섬유 등을 파는 종합상사를 운영하였다. 또한, 전기, 전자, 봉제 등 공장을 짓기도 하였다. 대우의 하노이 진출의 영향을 받아 코오롱, 효성 등 대기업의 종합상사가 연달아 지사를 설립하였으며, 그 덕택에 하노이 대우호텔 근처에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116쪽 상사 직원은 회사의 지원을 받아 가족과 함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며 자녀를 국제학교에서 교육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이런 생활 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노동집약적 공장의 매니저는, 사장이나 고위직 간부를 제외하고는, 재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회사에서 가족과 함께 기거하면서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보낼 수 있게 지원받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었다. 회사가 제공하는 기숙사나 사택에 공동거주하면서 월급 대부분을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하고 여러 명목상 받는 수당으로 현지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상사 직원과 같은 문화적 혜택을 향유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122~123쪽 비싼 외국인 아파트에 사는 주재원 중 상당수는 손님을 모시고 구경삼아 가거나 동료나 가족과 함께 식당을 방문할 때가 아니면 한인 밀집촌 거주지에 거의 가지 않는다. 물론 현지에서 ‘냐쪼nh? tr?’라고 명명되는 80년대 서울 구로공단의 ‘벌집’ 같은 셋집에 사는 한인도 있다는 사실을 아는 주재원은 거의 없다. 이들은 베트남인이 사는 ‘로컬 아파트’라는 단어를 들으면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낡은 구식 아파트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여기에 사는 한인이 제법 있다는 말을 들으면 반신반의한다. 마찬가지로 로컬 아파트에 사는 한인은 물론이고 한인 밀집 지역에 사는 중하층 한인도 비싼 외국인 아파트에 사는 주재원이나 사업가의 삶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지 못한 채 오해와 편견을 쉽게 드러내곤 한다. 148쪽 공장 매니저는 가족을 경제적으로 돌보아야 한다는 가부장적 의무를 다하기 위하여 초국적 일터에서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열심히 일한다. 그러면서도 가족을 근거리에서 돌보지 못한다는 불안감, 섭섭함, 죄책감 등을 가지고 있다. 가족과 기쁨, 슬픔, 고난을 함께 할 수 없을 때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이역만리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 거지”라는 자책감과 회한을 느끼게 마련이다. 195쪽 하노이 한인 사회가 급성장하게 된 또 하나의 그리고 결정적인 계기는 삼성의 등장이다. 2007년부터 삼성이 핸드폰을 생산하는 대규모 공장을 하노이 동쪽에 위치한 박닌성의 엔퐁 공단에 짓기 시작하면서 한인 수가 급격하게 늘었다. 북부에 소위 ‘삼성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때부터 하노이 한인 사회 인구가 만 명 단위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하여 2013년 하노이 북동쪽으로 박닌과 인접한 타이응우웬성의 엔빈 공단에 2차 공장이 대규모로 건설되면서 범하노이 지역의 한인 수가 적게는 2만에서 많게는 5만까지 추정하기에 이르렀다. 229쪽 한인 사회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문제도 많아지고 있지만, 베트남과 현지인에 애정을 가지고 고마움을 표하는 한인이 점점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장기 거주를 하면서 베트남에서 생계를 꾸리고 있거나 부를 축적한 한인은 베트남인을 존중하면서 공존의 필요성을 자주 이야기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한인들마저도 민족 정체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베트남인을 타자화시키는 문화적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였다. 그로 인하여 이들이 일상에서 자신이 경험하는 문제를 베트남인의 문화적 관념과 행동양식 탓으로 돌리는 행태를 부지불식간에 드러내는 것이 안타깝다. 298~299쪽 노사분쟁이 점차 줄고 있는 현상은 현장에서 양자가 소통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고 상호 간 이해가 증진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물론 발음이나 문법이 정확하지 않고 사용하는 단어가 매우 제한되어있지만, 적어도 현장에서는 능숙하게 베트남어로 의사소통하는 매니저가 점차 늘고 있다. […] 반면, 베트남 노동자와 얼굴을 맞대고 직접 지시할 일이 많아 상사 주재원보다 현지어에 능통하다. 3~5년 정도 체류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주재원보다는 현지에 남아있을 확률도 높아 현지 생활환경 적응에도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이다. 301~302쪽

저자
채수홍
미국 CUNY(the City University of New York, Graduate School and University Center)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1994년부터 베트남의 도시, 산업, 노동의 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Wounded Cities, Labor in Vietnam, 『맨발의 학자들』 등의 공저를 출간하였고, “The Political Processes of the Distinctive Multinational Factory Regime and Recent Strikes in Vietnam”, “호치민 시개혁과정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연구”, “한인 공장매니저의 초국적인 삶” 등의 논문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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